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하루 만에 입장 바뀐 배경은? 대일외교 기조 바뀌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앵커 ▶

조의명 기자, 질문을 몇가지 드리겠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우리 외교부 입장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해온 대표 인사에 대해서 사실상 수용에 가까웠다고 들었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오후에 이걸 바꾼 이유가 있나요?

◀ 기자 ▶

어제 상황부터 설명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일본 정부는 추도식을 이틀 앞둔 어제 오전까지도 자국 대표로 누굴 보낼지 우리 정부에 통보해주지 않았습니다.

한일 간 대표자의 급을 맞추는 게 관례다 보니 이것도 무례한 일인데, 정오쯤 되어서야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을 보내겠다고 통보를 해 왔죠.

취재진도 황당했지만, 외교부 입장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였던 것 같고요.

그래서인지 오후에 예정된 기자단 브리핑을 갑자기 취소해 버리고, 아무런 공식 입장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아홉 시간 만인 어젯밤 나온 입장이 사실상 '용인'하겠다는 거였죠.

그런데 이게 그동안처럼 정부가 묵인한다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게, 추도식은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도 참석하시잖아요?

피해자 유족 면전에 침략전쟁 옹호 인사를 내세웠다가 이후 벌어질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단 판단을 외교부 혹은 더 윗선에서 뒤늦게나마 내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앵커 ▶

일본이 참석 인사에 대해서 우리 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한 건데 그것도 이틀 전에요.

양국 협의 없이 진행하는 게 보통인가요?

◀ 기자 ▶

일본 내부 행사에 우리가 그냥 초청받아 간다고 하면 그럴 수 있는데, 이번 추도식은 애초에 한국을 위해서 여는 거잖아요.

그런데도 사전 협의도 없이 그것도 우리가 가장 불쾌할 수밖에 없는 인사를 직전에 통보하는 경우는 제가 기자 생활을 16년 하면서 처음 봤습니다.

◀ 앵커 ▶

이번 일도 그렇고 사실 그동안 우리 대일 외교가 굴욕 외교라고 비판을 받을 만큼 일본에게 우호적인 태도만을 보여왔잖아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있을까요?

◀ 기자 ▶

윤석열 정부 대일 외교를 한마디로 요약하는 말이 있죠 - 우리가 물 반 컵을 먼저 채우면 일본이 나머지를 채워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먼저 통 크게 양보하겠다고 선언하고 나니,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방의 선의엔 선의로, 강경할 땐 우리도 강경하게 나가야 되는데 이번 사도광산 사태를 되짚어 보면, 일본은 이미 한국의 등재 찬성이란 성과물을 얻어놓고 협상을 시작한 셈이라 애초에 아무것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도 결국 외교적 실패가 쌓이다 못해 모욕에 가까운 일을 당하고 나서야 보이콧 카드로 항의하게 된 셈인데, 그동안 정부가 거의 유일하게 외교 성과로 내세운 게 한일관계 개선이었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대일외교의 큰 기조가 바뀔 거라 예단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앵커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출연 고맙습니다.

조의명 기자에게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이상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편집: 이상민 조의명 기자(friend@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