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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교회서 고교생 학대 살해’ 합창단장, 무기징역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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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에 징역 30년, 친모에 징역 5년 구형

檢 “‘사탄’, ‘귀신’으로 몰며 피해자 사망”

피고인들 “학대 동기 無, 정성으로 보살펴”

온몸에 멍 들 정도로 피해자 학대해 사망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인천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고교생을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합창단장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이데일리

50대 교인이 지난 5월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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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장우영)는 아동학대살해, 중감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교회 합창단장 A(52)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무기징역을, 공범인 교회 신도 B(54)씨와 40대 C씨에게는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피해자의 친모 D(52)씨에게는 징역 5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A씨 등은 피해자와 관련해 ‘사탄과 싸운다’라거나 ‘귀신과 싸운다’는 메시지를 서로 보냈고 ‘정신병원 매질’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며 ”피고인들이 ‘사탄’과 ‘귀신’으로 몰면서 피해자는 결국 사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자신을 맹종하는 B씨 등에게 모든 범행을 보고 받고 지시해 (피해자 사망에) 가장 큰 책임이 있으나 책임을 면하려고 거짓 진술을 계속하고 있다”며 “범행을 반성하기보다는 증거인멸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B씨 등에 대해서는 “A씨의 지시를 맹종하면서 잔혹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학대했다”며 “현재도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거짓 진술을 반복하면서 이미 사망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또 D씨를 두고는 “자녀가 사망했는데도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A씨의 죄책을 가볍게 하려고 했다”며 “피해자의 어머니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A씨 등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학대할 동기가 없었고 오히려 어떤 대가도 없이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며 “(피해자를 결박한 부분도) 학대 의도는 전혀 없었고 자해 등 더 큰 위험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감금한 사실도 없고 (피해자도 교회에) 자신의 의지로 머물렀다”며 “교회에서 또래 아이들과 음식을 나눠 먹는 등 즐겁게 지냈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교회 밖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변호인은 “A씨는 B씨 등에게 지시할 절대적인 권한이나 지위가 없어 (검찰의) 공동정범이라는 주장은 관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피해자의 유족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고 있고 합창단이 권위 있는 국제대회에서 수상하면서 국위를 선양하고 좋은 음악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A씨는 법정에서 “재판장님의 지혜로운 판결을 기다린다”고 했으며 B씨는 “제 몸이 아픈데도 (피해자를) 온 마음으로 돌봤을 뿐 학대하거나 살해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말했다.

A씨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달 6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4월 15일까지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피해자 E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5일간 잠을 자지 못한 피해자에게 성경 필사를 강요하거나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학대로 인해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으나 A시 등은 신체를 묶는 등 가혹 행위를 반복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지난달 15일 오후 8시께 교회에서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4시간 뒤 사망했다.

경찰이 소방 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으로 현장에 출동했을 때는 B양이 교회 내 방에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그는 얼굴을 비롯한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으며 양쪽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A씨 등은 검거된 이후 C양을 학대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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