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로 들어가며 동료의원들의 환영인사를 받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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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위증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고 재판정을 나오자, 법원 청사 밖에서 기다리던 민주당 의원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이 대표의 일성을 기다렸다.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이 대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의원들 일부가 참았던 눈물을 떨궜고, 일부는 서로를 얼싸안고 등을 두드렸다. 이들은 이 대표가 법원을 떠난 뒤에도 한동안 경내에 머무르며 기쁨을 나눴다.
의원들은 전날 이 대표가 ‘의원들은 오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을 위시해 60여명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나와 이 대표를 기다렸다. 이 대표가 법정으로 들어간 뒤에도 이들은 뉴스 자막으로 전해지는 재판정 소식을 실시간 체크하며 긴장된 표정을 풀지 못했다. 오후 2시37분. 무죄가 선고됐다는 한줄 소식이 전해지자, 잔뜩 긴장한 채 소식을 기다리던 이들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온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입을 앙다물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의원도 있었다.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던 의원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정성호 의원), “정치 검찰의 억지 기소에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정의로운 판단을 내린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박홍근 의원)는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날리며 기쁨을 함께했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이후 “윤석열 정권의 정적 죽이기에 화답한 정치 판결”(조승래 대변인)이라며 격앙된 분위기를 보였던 것과 180도 달라진 반응이다. 당시 민주당에선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게 될 거라고 누구도 예상치 못해 “충격적”이라는 반응 일색이었다. 민주당 쪽에서는 애초 공직선거법 재판보다 이번 위증교사 재판 결과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만큼, 무죄 선고를 더 크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친이재명계 쪽에선 이날 선고 이후 공직선거법 2심 ‘뒤집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중진 의원은 “공직선거법 역시 2심에서 무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권 가도에 상당히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다만 원내 지도부 한 의원은 “겨우 한고비를 넘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항소심 등 향후 이어질 재판에 차분히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이날 무죄 선고 이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최고위원 비공개 간담회를 한다’고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지난 15일 선고 때,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공지 없이 국회 의원회관 내 이 대표 사무실에서 지도부 비공개회의를 연 것과는 사뭇 다른 대응이다. 위증교사 1심 무죄 선고로 자신감을 회복한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똘똘 뭉쳐 향후 정국에 대처하겠다는 취지로 비쳤다. 조승래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국민을 믿고, 이 대표와 함께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와 국민 삶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예고했던 대로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세번째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과 함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탄핵소추안 보고 등을 추진하는 한편, 위기에 처한 민생·안보 상황 타개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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