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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판결] 대법 “한반도 지도 상표, 식별 어려워 등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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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성경식품이 특허 출원한 '한반도 지도 모양' 상표. 법원은 이 상표 등록을 거절한 특허청의 결정이 맞는다고 판결했다. /법원


별다른 글자 없이 한반도 모양 지도만 그린 상표는 실제 지도와 식별하기 어려워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조미김을 판매하는 성경식품이 한반도 모양 상표 등록을 불허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특허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25년 이상 조미김을 판매한 성경식품은 김 포장지에 한반도 지도 윤곽선을 본뜬 상표를 사용해 왔다. 한반도 모양 그림 안에 ‘성경김’ ‘돌자반’ 등 문자를 넣은 형태다. 성경식품은 2020년 기준 600억원 이상 연 매출을 올리며 조미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해, 이 상표의 인지도도 높은 상황이었다.

성경식품은 한반도 지도를 선으로 표현한 상표를 등록해 달라며 출원했지만, 특허청은 2020년 상표법상 등록할 수 없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한다며 거절했다. 이에 불복해 낸 심판도 기각되자 2022년 소송을 제기했다. 성경식품은 “해당 상표는 한반도 지도를 모티브로 상당한 생략과 변형을 거친 도형 상표”라며 “관련 상표를 오래 사용해 수요자들이 지도와 식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작년 4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성경식품의 실제 상표에는 지도와 문자가 결합돼 있는데,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는 문자 없이 단순히 지도만 그려져 있어 두 가지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특허법원은 “성경식품이 출원한 상표가 일반 수요자에게 통념상 대한민국 지도로 인식되는 이상, 상품 출처의 표시로서 식별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특정인에게 이를 독점하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지도만으로 된 상표’의 해석, 상표의 식별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특허청 손을 들어줬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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