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사각지대 '유튜브' 활용 혼란 부추켜
금감원 "모집 때 오해 있다면 바로잡을 것"
"판매 중단된 암 주요치료비 보험 포기하지 마세요!"
암 및 2대 질환(뇌혈관, 심혈관) 주요 치료비 등 보험상품이 지난 22일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돌연 판매 중단되자 일부 설계사들이 주말 간 "장담할 순 없지만, 아직 '방법'이 있다"며 보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가입을 유도해 논란이다.
불확실한 정보가 확산되면서 가입 길이 열린 것으로 지목된 손해보험사들이 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지만, 꼼수가 여전히 존재해 문제다.
/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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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들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암 및 2대 질환(뇌혈관, 심혈관) 주요 치료비와 상해질병치료지원금 보험 상품에 아직 가입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이들이 지목한 보험사는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다.
이들 설계사들은 방송을 통해 "원수사(보험사)에서 가입을 받아줄지 확실하지 않다", "향후 언더라이팅(보험 인수 심사)에서 걸러질 수 있다"면서도 "문의하는 고객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까지도 "원수사와 보험가입 여부를 논의 중"이라며 "처리되는 대로 개별적인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같은 판촉 활동은 금융당국의 이례적인 즉시 판매 중단 조치에서 비롯됐다. 지난 21일 금감원은 주요 보험사의 제3보험 담당 부서장과 회의를 개최하고 의료비 지출을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하는 비례형 치료비 보험상품의 판매 중단을 행정지도 했다. 이후 다음날인 22일 각 보험사에 전달사항을 통해 비례형 치료비 보험의 신규판매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관련기사 : '고가 치료 부추긴다' 비례형 치료비 보험, 결국 판매 중지(11월22일)
영상에서 언급된 손보사들도 즉각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선을 그었다. 금감원이 눈 부릅뜨고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을 강행할 간 큰 보험사가 있겠냐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에서 적절하지 않은 판매 행위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모집 조직에서 오해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당초 금감원이 판매중지 시점인 22일까지 청약완료된 계약 건에 한해서만 보험료 수납 기한을 준 것"이라며 "이를 호도해 가망 고객을 확보하려는 일부 설계사들의 노림수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설계생성→보험료 계산→인수요청→계약심사(언더라이팅)→승인·보완'으로 이어지는 계약 체결 과정 중 어디까지를 청약완료 단계로 볼 것이냐다. 이 시점이 보험사마다 다르다. 첫 단계인 설계생성까지를 청약완료로 정한 손보사가 있다면, 날짜를 고치는 일명 '단순 변경'을 통해 청약시점을 22일로 고칠 수 있다. 이후 과정은 이달 말까지 여유있게 진행된다.
여기에 유튜브가 혼란을 부추기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에 '암주요치료비'를 검색하면 '시간이 없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전설이 될 3대 주요치료비 끝까지 간다' 등 콘텐츠가 줄이어 뜬다. 10분~20분가량 해당 보험의 장점과 가입을 독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 영상은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에 아예 설계가 가능한 회사 이름을 적어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 방송은 규제 울타리 밖에 있다는 허점을 이용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잇단 판매중단 조치가 다양한 상품 판매를 원천적으로 틀어막아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업계 과당경쟁 및 소비자 도덕적 해이 유발을 이유로 독감보험,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단기납 종신보험 등에 대한 판매제지에 나섰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더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소비자 선택권이 작아지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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