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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美 장기채 ETF 투자자, 모처럼 웃었는데… 트럼프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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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무장관으로 월가 출신인 스콧 베센트를 지명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모처럼 내림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인 만큼 미국 장기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일제히 뛰었다. 다만 미국 물가 지표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금리 하락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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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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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MF는 밤사이 미국 시장에서 4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새 주가가 7.58%(3.39달러) 뛰었다. 지난 8월 2일 이른바 ‘검은 금요일’ 이후 가장 높은 일일 상승률이다.

TMF는 미국 장기채 금리 일일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다.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는 지난 22일 기준 TMF를 12억1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어치 갖고 있다.

서학개미가 7억6800만달러(약 1조원)어치 보유한 TLT도 밤사이 2.59%(2.34달러) 올랐다. TLT는 미국 장기채 금리 일일 상승률을 1배 따라가는 ETF다.

TMF와 TLT 주가 모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서면서 연고점을 찍은 뒤 내림세를 보여 왔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확정되면서 국채 금리가 뛰면서 TMF와 TLT의 주가 낙폭이 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재정 적자와 물가 상승을 부를 수 있고,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의 등장으로 시장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 지명자는 2028년까지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까지 줄이고, 원유 등을 하루 300만배럴가량 추가 생산하겠다는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재정 적자 축소와 에너지 생산량 확대에 따른 물가 안정 모두 국채 금리가 하락할 요인이다.

이밖에 690억달러 규모의 미국 2년물 국채 입찰이 기대보다 크게 흥행 성공했고,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휴전 가능성에 국제 유가가 하락한 점 등도 국채 금리가 내려가는 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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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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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안정적인 하락 흐름을 이어갈지 불확실하다. 관세 정책이 복병으로 꼽힌다. 관세 부과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날 오전 10시 20분 현재(한국시각)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고개를 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펜타닐 문제를 이유로 중국에도 추가 관세 10%를 예고했다.

베센트 지명자와 달리 관세 정책 강경론자도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포함돼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를 협상 카드로 보는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와 달리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무기’로 생각한다”며 “재무장관이 (상무장관보다) 서열상 우위에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 과정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 관련 책임을 상무장관에 이임한 만큼 우선권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27일 밤 나오는 미국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결과에 따라 금리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PCE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챙기는 물가 지표다. PCE와 같은 날 나오는 국내총생산(GDP) 등의 지표에 따라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시장의 예상은 엇갈리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현재 연준이 오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과 동결한 확률을 각각 52.3%, 47.7% 반영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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