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지도부, 한남동서 민폐시위
노조원·직원도 “명분 없다” 반대
노조원·직원도 “명분 없다”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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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철회했는데) 또 주거지 가서 시위하는 게 명분이 있겠나.” (현대트랜시스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파업 철회 이후에도 이른바 ‘주택가 민폐 시위’를 지속하면서 임직원들 사이에서 노조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트랜시스 노조원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등 인근 주택가에서 이른 오전부터 대형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시위를 강행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 측의 장외 집회 및 시위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돼 전날까지 지속해서 이어졌다. 노조 측은 지금까지 주 2회 진행하던 주택가 시위를 지난주부터 주 3회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합의로 한 달 이상 지속된 파업이 종료되고 지난 11일부터 정상 출근이 시작됐지만, 노조 측 지도부를 중심으로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며 임단협과 무관한 주택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노조 지도부를 향한 노조원과 직원들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는 추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효과도 없고 비판만 있는 시위를 왜 계속하나”, “시위할 시간에 협상 전략에 대해 고민해라”, “시위 말고 대책이 도대체 무엇인가”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한 비판 메시지가 잇따라 올라왔다.
인근 주민들 역시 지속된 시위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임단협과 무관한 대다수 주민은 출근 및 등교 등 일상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꿎은 시민을 볼모로 회사 측을 압박하는 것은 과거의 낡은 시위 방식으로 공감을 얻기 어렵다”라며 “이제는 노조 지도부도 ‘보여주기식 시위’를 멈추고 진지하게 임단협 협상에 나서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사측은 지난 6월 이후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노조가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 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노조의 주장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전액을 성과급으로 내놓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에 맞먹는 금액을 금융권에서 빌려야 하는 실정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11일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경영진 등 전 임원들이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기로 했다. 노조를 향해서도 “위기 극복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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