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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간 큰 미국 백화점 직원… "배송비 명목, 3년간 2000억 원대 회계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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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산층 상징' 메이시스 백화점서 회계 오류
"유동성 영향 없다" 발표에도 장중 주가 3% ↓
한국일보

미국 일리노이주 버몬힐의 메이시스 백화점 전경.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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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산층의 상징'으로 불렸던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의 직원 한 명이 3년 동안 2,100억 원대 규모의 회계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메이시스는 이날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하면서 "회계 담당 부서 직원이 의도적으로 일으킨 회계 오류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택배 배송 관련 비용 계정을 담당하는 이 직원은 2021년 4분기부터 최근까지 약 3년에 걸쳐 최대 1억5,400만 달러(약 2,151억 원)를 배송비 명목으로 허위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NYT는 "지난 한 해 동안 메이시스가 올린 총 순수익 규모와 비슷한 액수"라고 전했다.

회사가 이를 인지한 시점은 이달 초였다. 메이시스는 해당 직원이 현재 근무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회계 부정을 일으킨 구체적 동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직원의 연루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메이시스는 "이번 회계 오류 사태가 회사의 유동성 관리나 납품업체 대금 지급 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연말 쇼핑 시즌 개막을 맞아 미국의 소비 호조 지속 여부를 가늠할 잣대 중 하나인 주요 유통업체 실적 발표에 투자자들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공개됐다. 메이시스의 3분기 잠정 매출액은 47억4,000만 달러로 전기 대비 2.4% 하락했다. 당초 예정됐던 정식 실적보고서 공개는 회계 오류 사태 여파에 다음 달로 연기됐다. 이날 오전 뉴욕증시에서 메이시스 주가는 장중 3%대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1858년 개장해 166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시스는 매년 뉴욕에서 여는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행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에는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에 밀려 실적 악화를 겪었다. 500여 개에 달했던 백화점 매장 중 150곳을 내후년까지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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