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친인척에게 수백억원 규모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를 받는 손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행에 대한 공모관계나 구체적인 가담행위에 관한 검찰의 증명 정도에 비춰 보면, 피의자가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일부 진술이 거짓으로 보이거나 과거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추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며 현 상황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손 전 회장을 소환해 지난 20일과 21일 이틀간 조사를 진행했다. 손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 22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손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이 넘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손 전 회장은 '친인척 부당대출‘에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채 법정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수시검사 결과 우리은행이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계가 있는 11명의 차주에 총 454건의 부당 대출을 취급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주들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대표로 있거나 대주주로 등재된 회사였다.
관련 내용을 넘겨받은 검찰은 손 전 회장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친인척 관련 20개 업체, 42건에 걸쳐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하고 이중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원 규모의 특혜성 부당대출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100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추가로 포착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대출 서류 진위를 확인하지 않거나 담보와 보증을 적정하게 평가하지 않은 것에 손 전 회장의 영향력이 미친 것으로 보고 구속이 필요하다고 봤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손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에 일부 제동이 걸릴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의 후임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은행장 등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을 묵인했는지에 대한 여부도 수사 중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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