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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원 일거리' 쌓아둔 SK온…배터리 '제 값 받기'로 질적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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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SK온 배터리 생산능력 추이/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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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분기 흑자에 성공한 SK온이 내실 다지기에 박차를 가한다. 배터리 수주전에서도 '제 값 받기' 기조를 앞세워 질적 성장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현재 400조원 수준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이차전지 업계의 후발주자로 2021년 10월 공식 출범한 이후 양적 성장을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다. 수주잔고는 2022년 290조원을 돌파했고 그 이후 1.5배 수준으로 그 규모를 키웠다. 현대차를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SK온의 고객사풀에 포함됐다.

수주가 늘어나면서 SK온의 배터리 생산능력도 가파르게 증가해왔다. 2021년 연산 40GWh(기가와트시) 수준이었던 생산능력은 2022년 88GWh, 2024년 111GWh까지 치솟았다. 이 수치는 내년 200GWh 전후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SK온이 계획하고 있는 공장이 모두 완공된 후 가동된다면 생산능력이 연산 330GWh에 달하게 된다. 그동안 수 십조원을 투자해 한국, 헝가리, 미국, 중국 등 세계 곳곳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영향이다.

SK온은 이제 '양'에서 '질'로 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영업이익 240억원으로 12분기만에 첫 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제는 이익률을 끌어올려 연간 흑자를 기록하고 2026년 말 IPO(기업공개)에 성공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에 직면했기에 외연 확장은 속도조절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하는 의미도 있다. 이석희 SK온 사장이 최근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진정한 글로벌 제조 기업으로 내실을 다지는 기회"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SK온은 우선 OI(운영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원가절감, 고단가 재고소진, 인건비 절감, 효율성 제고 등이 키워드다. SK온은 지난 3분기 전사적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6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창출했는데, 이는 흑자전환을 달성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 중 하나였다. 지난 7월 비상경영을 선언한 이후 지속적으로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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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번 포럼에서 인공지능(AI) 중심의 미래 혁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4.8.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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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는 SK온이 내실 다지기의 연장선에서 배터리 '제 값 받기'를 통한 고객사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후발주자인 SK온의 경우 그동안 양적 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쟁사들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배터리를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주 전략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SK온은 현재 일본의 닛산, 중국의 지리그룹 등과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닛산은 지난 3월 '3개년 중기 경영 계획'에 미국에서 SK온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받는 내용을 명시하며 협상을 사실상 공식화했었다. 지난 6월에는 SK그룹이 지리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SK온 배터리 납품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공식 계약 체결 사실을 발표하지 못한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닛산, 지리그룹 등 고객사 추가 협상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이유 중 하나로 SK온의 '제 값 받기' 기조가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고객사뿐만 아니라 각형 등 배터리 폼팩터 다변화도 달성하는 방식으로 질적 상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파우치형 삼원계(NCM)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폭넓은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SK온 관계자는 "각형 기술 개발은 이미 완료했고, 복수의 고객사와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며 "전 전기차종에 대응가능한 라인업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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