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5경기 연속 패할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ACLE 5연패’ 울산 김판곤 감독 “선수들의 의지가 중요한 시점” [MK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울산 HD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5연패에 빠졌다. 5경기 전패다.

울산은 11월 26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4-25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 상하이 포트(중국)와의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했다.

울산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신 마티아스 바르가스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했다. 울산은 0-2로 뒤진 후반 28분 주민규의 추격골로 기세를 올렸지만, 후반 37분 바르가스의 이날 세 번째 골이 터지면서 고개를 떨궜다. 상하이전 후 울산 김판곤 감독의 얘기다.

매일경제

울산 HD 김판곤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상하이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올해 마지막 홈경기였다. 팬들에게 또다시 실망감을 전해 너무 송구하다. 이렇게 지려고 해도 다섯 경기를 연속으로 질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시작은 잘한 것 같다. ACLE에서 범했던 실수들이 또 나왔다. 그게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 수비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도 점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Q. K리그1, ACLE에서의 경기력 차이가 크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나도 좀 알고 싶다. 우리가 만난 팀들이 각 나라에서 가장 좋은 팀들이다. 일본에서 제일 좋은 팀, 중국에서 제일 좋은 팀들과 맞붙었다. 울산이 K리그1에서 보여줬던 장점들이 ACLE에선 유독 나오지 않았다. 우리가 K리그1 우승에 초점을 맞췄던 건 사실이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있다. 특히나 상하이전은 K리그1 우승을 확정 짓고 총력을 쏟은 경기였다.

내부적으론 주축 선수의 부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도 총력을 다했지만 쉽지 않았다. 상대는 지난주 토요일(23일)에 중국 FA컵 결승전을 치르고 울산 원정을 왔다.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이 더 좋아야 했는데 여러모로 아쉽다. 우리가 특정 상황을 만들고 계속해서 몰아붙여야 했는데 실수 하나가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다섯 경기에서 ‘모두 패한다’고 생각하고 들어가도 이렇게 질까 싶다.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데 팬들에게 너무 송구하다. 팬들께서 기대치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위치가 있는 까닭이다.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팀을 잘 정비해서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매일경제

울산 HD 김판곤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30일에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맞대결이 있다.

우리의 초점은 상하이전에 맞춰져 있었다. 올 시즌 리그 최종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한 이유였다. 계획에 따라서 잘 준비했다고 본다. 그런데 결과를 내지 못했다. ACLE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토요일에 중요한 경기가 있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자신감을 더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질 않았다.

올해 두 경기가 남았다. 선수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늘 그랬듯이 선수들의 의지가 있으면 총력을 다해 또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 올릴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선수들과 대화도 많이 한다. 선수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감독이 ‘우승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최대한 빠르게 팀을 정비해서 토요일 코리아컵 결승전에 임하도록 하겠다.

Q. 지금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무엇이고, 선수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은가.

우리가 매 경기 좋은 경기력에 결과까지 가져오면 참 좋을 것이다. 팬들이나 구단은 그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다만 선수들 역시 사람이다. 1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심리적으로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르락내리락’이 유독 심한 한 해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K리그1 3연패를 달성한 건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한 까닭이다.

나는 그런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들은 주어진 상황 속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줬다. 내가 선수들에게 ‘ACLE에서도 더 잘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었다. 조호르 다룰 탁짐 원정에서 패한 뒤 선수들에게 이런 얘길 했다.

선수들에게 “감독 체면이 많이 상하고, 욕을 먹는 건 중요하지 않다. 너희들이 1년 동안 해온 노력이 ACLE로 인해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는 게 안타깝다. 이 부분을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했다. 상하이전을 앞두고선 선수들에게 “지난 경기는 다 잊자. ACLE를 새롭게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아쉬움이 있지만 선수들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한다.

책임은 감독의 몫이다. 우리 선수들을 위로해 주고 싶다. 우리 선수들은 올 한 해 정말 많이 고생했다. 선수들이 우리의 최우선 목표였던 K리그1 3연패를 일궜다. 감독이 그 이상을 요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코리아컵에서도 우승컵을 들고 싶다면 또 한 번 총력전에 나설 것이다. 선수들의 의지가 있다면 감독은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 감독은 선수들이 의지를 보일 때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다. 선수들을 원망하고 싶진 않다.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것은 감독의 책임이다. 나는 선수들을 최대한 이해한다. 마음을 다잡고 코리아컵 결승전을 준비하도록 하겠다.

매일경제

김판곤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조현우.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조현우가 상하이전 출전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조현우의 결장은 언제쯤 정해진 것인가. 덧붙여 조현우의 몸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대표팀에 다녀온 뒤 계속 안 좋았다. 몸살기가 있었다. 매우 지쳐서 힘든 상태였다. 올 시즌 리그 최종전까진 소화했지만, 또다시 경기에 나서는 건 무리였다. 조현우는 팀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음식을 아예 먹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했다. 그런데도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력했다. 기다려봤지만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조현우가 1년 동안 팀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 희생도 많이 했다. 잘 회복해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