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삼성전자 인적쇄신 ... 반도체 임원 100명 물갈이 정현호 유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7일 세대교체 임원인사
DS부문 4분의 1 교체할 듯
근원 반도체 경쟁력 강화나서

한종희·전영현·정현호 유임
사업지원TF 변동 없을 듯
12월 초 대대적 조직개편 예고


매일경제

삼성전자.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부회장단을 유임하면서도 사장단을 대폭 물갈이 하려는 배경에는 경영 환경을 안정적으로 끌고가면서도 최대한 인적 쇄신을 단행하기 위한 포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밖으로는 법적 리스크 극복, 안으로는 경쟁력 회복이라는 두가지 숙제를 떠안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삼성의 근원적 경쟁력 회복’에 무엇보다 무게가 실려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신상필벌’과 ‘세대교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앞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지금 맞이하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르면 27일 발표할 ‘2025년 정기 인사’ 명단에는 이 같은 메시지가 크게 들어 있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고자, 실적이 미진한 담당자를 교체하는 쇄신인사를 단행하고, ‘젊은 피’를 수혈해 혁신 정신을 불어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외적 변수는 법적 리스크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2심 선고가 내년 2월3일로 잡혀 있는 상태다. 이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큰 만큼, 안정적 경영 환경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부회장단인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전영현 DS 부문장,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장은 유임하고 각 사업부를 총괄하는 사장단을 교체해 새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도체 담당인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에선 큰 폭의 물갈이가 있을 전망이다. DS 부문은 메모리사업부·파운드리사업부·시스템LSI 사업부장 등 사장단 가운데 최소 2명을 교체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올 3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에 불과해, SK하이닉스 7조300억원 보다 밀린 것으로 집계된 것이 크다. 특히 LSI 등 비메모리 부문은 올 3분기 1조원 중후반대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앞서 경쟁력이 약화된 근본 원인에 대해 “부서 간 소통의 벽이 생기고 리더 간·리더와 구성원 간 공동의 목표를 위한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를 모면하기 위해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와 의지만 반영된 비현실적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가 퍼져 문제를 더욱 키웠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전원 교체를 일찌감치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DS부문 사업부장으로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남석우 DS부문 제조&기술 담당 사장, 최진혁 삼성전자 미주법인 메모리연구소장 등의 발탁이 유력하다.

이와 동시에 DS부문 임원단 역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된 상태다. DS 부문 임원 약 400명 가운데 약 100명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모리상품기획실장과 메모리품질실장이 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품기획실은 작년 메모리사업부의 컨트롤타워 역할 조직으로 신설된 곳이다. ‘비즈니스 코디네이터(Business Coordinator) 전문가 조직’을 표방하고, 제품 기획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전 영역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개발 단계에서는 선단 공정에서 뒤처지고, 생산 단계에서는 양품 비율인 수율이 낮다는 지적을 줄곧 받았다.

DS부문은 이번 인적 쇄신을 계기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 지연 문제를 극복하고, 파운드리 사업을 정상화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의 초격차’를 재확립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TV·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에서도 일정 부분 세대 교체가 전망된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부문 총괄로서 큰 그림을 그린다. 다만 겸직을 하던 생활가전(DA)사업부에 대해선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종승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주축으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과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은 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글로벌 담당 조직 역시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글로벌마케팅팀장, 글로벌CS센터장, 북·중미 총괄 등에 대한 퇴임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올해 인사에서 사장 승진자수는 예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승진 2명,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의 사장단 인사 발령을 냈다. 임원 승진자수도 악화된 실적상황 글로벌 불확실성 고조 등을 감안해 전년대비 소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 인사·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12월 중순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라 이상덕 박승주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