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에 주는 보조금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DOGE의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비벡 라마스와미는 26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의 최근 인터뷰를 거론하면서 "매우 부적절하다.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정권 인수 전에 지출(반도체 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 내 반도체와 청정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인 출신 라마스와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함께 DOGE를 이끌게 된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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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문제 삼은 건 지난 20일 러몬도 장관의 폴리티코 인터뷰다. 러몬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기 전에 기업에 약속한 반도체법 지원금을 최대한 지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최근 직원들에게 "주말에도 일하라"고 지시했으며, 심지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회담을 서두르라고 재촉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기사 제목을 '러몬도의 긴급 임무: 트럼프에게 돈을 남겨주지 말 것(Raimondo’s urgent mission: Leave no cash for Trump)'이라고 달았다.

라마스와미는 앞서 25일에도 X에 "바이든 정부가 내년 1월 20일(트럼프 취임식) 전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칩스법)에 따른 낭비성 보조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DOGE는 이런 '막바지 수법'을 모두 재검토하고, 감사관이 이런 막판 계약을 면밀히 조사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언급은 그가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 바이든표 정책인 반도체 지원금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라마스와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한 정무직 공무원들이 정부 보조금 수혜를 본 기업으로 이직할 경우 가차 없이 폭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폴리티코는 기사 제목을 '러몬도의 긴급 임무: 트럼프에게 돈을 남겨주지 말 것(Raimondo’s urgent mission: Leave no cash for Trump)'이라고 달았다. 폴리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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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뒤집을라…칩스법 보조금 73조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법과 IRA 등의 산업 정책을 뒤집지 못하도록 보조금 수혜 기업과 합의를 마무리하고 관련 예산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려고 하고 있다. 앞서 2022년 8월 통과된 반도체법은 미국 내 생산 시설을 짓는 기업에 총 527억 달러(약 73조 5797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지원 대상 기업인 미국 인텔은 지난 26일 보조금(최대 78억6600만 달러) 지급이 확정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아직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미 정부는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문제 삼아 계약 취소와 환수 조치 등을 할 경우 그간 반도체법과 IRA 혜택을 받거나 보조금을 예상해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사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러몬도 장관은 차기 정부가 보조금을 환수할 것으로 보느냐는 폴리티코의 질문에 "트럼프가 어떤 일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반도체법은 국가 안보 프로그램이며 여전히 초당파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어떤 면에서 반도체법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트럼프 1기 상무부 장관 윌버 로스와 트럼프 1기 국무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에 편지를 보내 미국으로 오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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