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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 하다못해 ‘스모 결승전 불참’까지 비판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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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4일 일본 스모대회에서 우승자와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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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관저의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4일 끝난 프로 스모 대회인 ‘오즈모’ 규슈 대회 결승전에 일본 정부 고위 공직자 중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일에 대해 야당인 후루가와 모토히사 일본 국민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렇게 질타했다. 심지어 26일 관방장관 정례 기자브리핑에서도 이 일이 거론됐다. 올해 마지막 대회의 최종전 ‘센슈라쿠’에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스모협회에서 참석 요청이 있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본 옛 민주당 정부에서 관방부장관을 지내기도 한 후루가와 위원장이 “국기인 스모대회 가운데 내각총리대신배는 총리가 갈 수 있으면 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관방장관이나 부장관 또는 다른 장관들이 갈 수도 있는데 (아무도 가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대응”이라며 정부의 ‘위기관리 대응’까지 입에 올린 것이다.



스모는 우리 씨름과 닮은 일본 전통 스포츠로 공영방송인 엔에이치케이(NHK)가 경기 대부분을 생중계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두 선수가 각종 기술과 힘을 동원해 씨름판과 비슷한 원형 경기장인 ‘도효’ 밖으로 상대를 밀어내면 승리한다. 일본스모협회가 주관하는 프로 선수들의 챔피언 결정전인 ‘오즈모’가 1년 6차례 열리는데, 그중 마지막 대회가 11월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규슈대회다. 그중에서도 최종일 경기인 센슈라쿠에는 일본 정부에서 총리를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이 우승자에게 시상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정부에서도 총리나 주요 각료들이 마지막 대회 우승자에 대한 시상에 나서 대회의 격을 높이고, 정부 이미지를 관리하는 용도로 활용할 한 경우가 있었다. 실제 과거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스모 선수 다카노 하나가 부상을 딛고 우승하자 “고통을 견디고 최선을 다해줬다. 감동했다”며 자신의 상체 크기만한 우승컵을 전달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언론들은 이 모습을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는 식으로 고이즈미 총리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시바 정부가 끈을 연결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관련해서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스모를 적극 활용한 예가 있다. 2019년 아베 당시 총리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방일 일정 중 하나라로 스모 경기 관람을 준비했고, 특별히 마련된 ‘트럼프 트로피’를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이벤트까지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만찬 자리에서 “보고 싶었던 스모를 볼 수 있어 아주 즐거웠고, 고맙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규슈대회 결승전에는 당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참석이 어려워지자 무라이 히데키 관방 부장관이 시상자로 나선 적도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 3일 조사(46%)와 비교해 15%포인트 하락한 31%를 기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보니 스모 대회 참석 여부까지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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