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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사설] 트럼프 인수팀 ‘북·미 직접 대화 논의’, 한국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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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수팀이 북·미 직접 대화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26일 논의 내용을 잘 아는 익명의 두 인사의 말을 인용하며 ‘트럼프 팀이 (북한에 대한) 새로운 외교적 노력이 무력 충돌 위험을 낮출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북정책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고 상황이 유동적이라면서도 트럼프의 초기 목표는 북한과 기본적인 관계를 다시 수립하는 데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보도는 트럼프의 생각을 반영할 개연성이 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김정은과 친하게 지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그사이 북한의 증대된 핵·미사일 능력, 북·러 군사동맹 부활 등과 같이 트럼프 1기 때보다 북한에 좀 더 유리해진 여건 때문에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협상은 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북한 문제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처럼 더 시급한 과제에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북한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1기 때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로 대북정책 당국자였던 앨릭스 웡을 내정한 것도 그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를 되뇌면서 적극적인 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 미국 측에 북·미 대화에 한국이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하지만, 어떤 지렛대를 사용해 그런 뜻을 관철할지는 의문이다. 트럼프 재당선 이후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대중국 관계 등 외교안보 정책에서 다소 실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정책 재검토에서 대북정책은 예외인 듯하다.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트럼프 집권 후 북·미 대화가 진행되어도 한국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북한에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의제로 하는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해야 한다. 쓰레기 풍선과 대남 선전방송으로 많은 접경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고, 우발적 충돌과 오해에 의한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추진할 명분도 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남북 회담·접촉에 선 긋고 있지만,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정책 전환을 적극 모색할 때가 됐다.

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6월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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