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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트럼프, 우크라 특사에 키스 켈로그 지명... 평화협상 주장한 군장성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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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영토 전부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평화협상 주장

바이든 우크라 지원 예산 65억 다 못써 “트럼프 무기 지원 중단 레버리지” 갖게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7일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에 3성(星) 장군 출신 키스 켈로그(80)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을 지명했다. 트럼프 재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 고문을 지냈던 켈로그는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침공당한 영토를 전부 수복하지 못하더라도 평화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트럼프가 내년 1월 취임 이후 종전(終戰)을 추진하는 데 전면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 당선인이 1기 재임때인 2017년 2월 20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 지명자와 함께 앉아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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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 보좌관 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키스 켈로그 장군을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켈로그는 1기 행정부에서 매우 민감한 국가 안보 관련 직책을 맡는 등 탁월한 군 및 비즈니스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처음부터 저와 함께 했고, 우리는 함께 힘을 통해 평화를 지키고 미국과 세계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켈로그는 트럼프 1기(2017~2021년) 당시 NSC 사무총장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됐을 때 후임 중 한 명으로 하마평에 올랐었다.

그는 이번 선거 기간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장을 지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계획 초안을 작성해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미래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지 여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참여하느냐에 연동시켜야 한다”고 했다. “영토 전부를 돌려 받지 못하는 결과를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사람이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는 트럼프의 말이 우리의 생각”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침공당한 영토를 수복하지 않고도 평화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미국의 무기 제공을 중단하는 방안을 참모들에게 보고받고 트럼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종전 추진에 반대하고 나설 경우 미국의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켈로그는 “러시아가 대화에 응할 유인이 되도록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미루는 대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위 공약을 설계하는 게 낫다”고도 했다.

트럼프에 대한 켈로그의 신뢰는 상당히 높다고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가 펴낸 ‘위기’(peril)에 따르면 트럼프는 1기 당시 켈로그를 편하게 생각해 그에게 다른 사람의 욕을 하곤 했다고 한다. 하루는 김정은이 표적이 됐고, 트럼프는 켈로그와 회의를 하던 도중 김정은을 겨냥해 “나는 빌어먹을 미치광이를 상대하고 있다”고도 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올해 초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가 ‘계층화된(tiered) 된 동맹’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위비 분담금 정도에 따라 집단방위 대상이 되는 회원국과 그렇지 못한 회원국 등으로 나토 회원국이 차별화될 수 있다는 취지다. 당시 그는 “동맹에 대한 기여 역시 동맹의 일부”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고 선거가 끝나면 나는 모든 사람에게 ‘경고 명령(warning order)’을 내릴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어 나토 국가들의 방위비 기준 목표(국내총생산 대비 2%)에 미달하는 경우 나토의 집단방위를 규정한 조약 5조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우크라 특사직은 켈로그와 함께 트럼프 1기 당시 국가정보국장 대행을 역임했던 외교·안보 분야 책사 리처드 그레넬(58) 등이 유력하게 거론돼왔지만 트럼프는 이날 켈로그를 선택했다.

한편 조 바이든 현 행정부가 올해 배정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예산 상당 수를 집행하지 못해 65억 달러(약 9조545억원)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취임식(내년 1월 20일) 전까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배정돼 있는 65억 달러를 모두 소진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실제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데 시일이 걸리면서 상당 수 자금은 사용되지도 않은 채 트럼프 2기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취임한 뒤 남은 자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전장(戰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SJ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러시아간 평화 협정을 연계하면서 무기 선적을 중단할 수도 있는 상당한 레버리지를 갖게 될 전망”이라고 했다.

WSJ는 이날 한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현재 국방부가 보유한 무기 재고에서 매달 5억~7억 5000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우크라이나로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전 평균보다도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해도 내달 20일까지 두달 정도가 남은 것을 감안하면 최대 15억 달러까지 밖에 집행하지 못해 50억 달러가 남게 된다. WSJ는 “목표 금액 이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낼 경우 미군의 자체 준비 태세에 영향을 받게 된다”며 “국방부는 그 이상으로 무리하게 지원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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