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약환급금준비금 급증 배당여력 감소·킥스 유지 어려워
대형 손해보험사 해약환급금 준비금/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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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써 내려가지만 주주 환원의 하나인 배당 확대는 여의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재원으로 쓸 수 없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이 늘어나서다. 당국이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대형사도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해 3분기 별도 누적 순익 1조464억원을 기록했지만 배당 여부는 불투명하다. 3분기 순익이 1년 전에 비해 33% 늘었지만 배당에 쓸 수 없는 금액도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해약환급금 준비금이다. 보험사는 보험소비자가 중도에 계약 해지시 돌려줘야 할 해약환급금(부채)을 별도로 적립하는데 금융당국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를 만들어 나중에 돌려줄 돈이 부족하지 않게 보수적으로 쌓도록 했다. 해약환금금 준비금은 법정준비금으로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된다.
대형 4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9월 말 누적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총 11조6993억원이다. 지난해 말(8조2795억원)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4조1378억원(50%) 늘었다. 평균 1조원이 넘는다. 보험사 전체로 봐도 해약환급금준비금 누적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38조5000억원으로 2022년 말(23조7000억원)에 비해 62.4%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배당 재원 감소 문제가 생기자 일정한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넘는 보험사는 적립금을 현행 대비 80% 낮추도록 하는 개선안을 마련했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올해는 킥스 비율 200% 이상 보험사가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매년 10%씩 기준을 낮춰 오는 2029년 킥스 비율 150% 이상 보험사까지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올해 대상이 되는 보험사가 많지 않다. 4대 손보사 중에서도 현대해상(170.1%)이 빠진다. 상장사 중에선 빅3 생보사인 한화생명(164.5%)은 물론 한화손해보험(178%), 롯데손해보험(6월말 기준 139.1%)도 제도 개선 혜택을 보기 어렵다.
연말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킥스 비율 상향 또는 유지도 쉽지 않다. 금리 하락과 당국의 계리적 가정 변동 등이 모두 킥스 비율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무·저해지 해지율 가정 변경만으로 킥스가 평균 2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한화생명 관련해 "금리 하락 부담이 있는데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개편으로 인해 현재 배당이 녹록지 않다"면서 "만약 배당을 못하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복수의 증권사는 현대해상도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으로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당국의 제도 개편 없이는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해약환급금 준비금 20% 완화 적용을 받는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배당 여력이 높아진다. 삼성화재는 연간 기준 2000억~3000억원 정도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액이 감소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다. 삼성화재의 9월 말 기준 배당가능이익은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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