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투자한 스틱·이스톤PE·뉴메인에쿼티 등
방시혁 의장과 풋옵션 계약…초과수익 일부 제공 약속
“법률자문 상 문제없어…거래량 대비 매도 물량 적어”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도 공모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하이브와 사모펀드 측은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내용의 계약’이라고 해명했고, 법조계 역시 ‘공시 의무가 없는 사적 계약이자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상장 초기 사모펀드 지분 매도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평가와 방 의장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었다는 점에서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하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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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당시 빅히트)가 2020년 10월 상장하기 전 방 의장은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이스톤PE), 뉴메인에쿼티 등과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기업공개(IPO) 이후 사모펀드들이 얻게 될 매각 차익의 일부를 방 의장과 나누고, 기한 내 IPO에 실패하면 방 의장이 이를 되사주는 풋옵션(매수청구권) 등이 골자다.
이를 두고 일부 매체는 방 의장과 주주간 계약을 맺은 사모펀드가 상장 첫날 대규모 매도 물량을 통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으로 35만원을 찍은 주가가 첫날 4.44% 하락 마감하고, 일주일만에 15만원대로 급락한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해당 지분을 매도한 사모펀드들은 하이브 상장 첫날 거래량을 기준으로 자신들의 매도 물량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방 의장과 맺은 주주간 계약도 보편적인 수준의 내용일 뿐이며, 법무법인 여러 곳의 자문을 받아 절차적으로 법률적 문제가 없다는 판단 하에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은 “2018년 10월 빅히트 지분 346만주를 취득한 후 2020년 10월 19일 상장 첫날 19만6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날 거래량이 1117만주에 달했는데 19만6000주로 주가를 떨어뜨린 주범이 될 수 있겠느냐”며 “나머지 지분은 (시차를 두고) 2020년 12월 40만주 블록딜, 2021년 7월 286만주 블록딜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주식 346만2880주(9.72%)의 70%에 대해 자발적으로 3개월 보호예수를 걸기도 했다.
방 의장과 맺은 풋옵션 조항은 상장 이전 장기 투자에 따른 일종의 투자 안전판이었다고 설명했다. 풋옵션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나 특정 기간에 일방 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본인이 보유한 회사 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특정 가격에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상법상 특정 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본인 지분을 강제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권리가 풋옵션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계약 당시 BTS의 군대 전역 이후 IPO를 계획했기에 5~6년 보유의 장기 투자에 따라 풋옵션을 요구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에 그런 부담을 지울 수 없다고 판단해 개인 지분으로 풋옵션을 체결했고, 그 반대급부로 초과수익의 일부를 제공해주기로 했던 것이기에 부정한 거래도 아니었다”며 “상세 계약 내용은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아주 상식적인 내용의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도 주주간 맺는 모든 사적 계약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변호사는 “최대주주 변동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양자 간 계약을 소액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상장 신고서에 공시할 이유도, 의무도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기준 수익 이상을 달성하면 일정한 기대 내부수익률(IRR) 초과분의 일부를 매각자에게 돌려주기로 하는 계약 역시 흔한 형태”라며 “법적인 문제가 없는데 그림을 나쁘게 잡으면 모든 사적 계약이 나쁘게 그려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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