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세네갈의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수도 다카의 대통령궁에서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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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944년 벌어진 서아프리카 식민지 출신 병사들의 집단학살 과거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아프리카 세네갈의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은 28일 저녁(28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과거 학살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며 편지를 공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집단학살 인정은 이른바 ‘티아로예(Thiaroye) 학살’ 80돌을 앞두고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편지에서 “프랑스는 그 날 정당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총수들과 병사들 사이의 대립이 사건의 연쇄반응을 일으켜 집단학살로 이어졌다는 걸 인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이 비극을 낳은 원인과 관련 사실들을 밝혀 세우는 것이 또 중요하다”며 “나는 관련 부처에 세네갈 정부가 설립하기로 결정한 ‘회복·사실위원회’의 작업 진행 사항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파예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조처가 “타아로예의 고통스러운 사건에 대한 전체적인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문을 열었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이 비극이 마무리되길 바랐으며, 이번에 프랑스의 책임이 완전하게, 솔직하게 협조적으로 이행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1944년 12월 1일 일어난 ‘티아로예 학살’ 때 살해된 세네갈 출신 병사 음바프 셍고르의 외아들 비람(86)이 22일(현지시각) 세네갈의 작은 마을 디아카오의 집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학살 사건의 진상규명과 사과, 배상을 요구해왔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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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로예는 아프리카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 교외에 있는 마을 이름으로, 1944년 12월 1일 이곳에 있던 프랑스 군부대에서 프랑스 군에 의해 아프리카 출신 병사들 35~400명이 집단학살됐다.
이들 아프리카 출신 병사는 1940년 나치 독일군이 프랑스 국경을 넘어 진격할 때 프랑스군과 함께 싸웠던 이들이다. 당시 프랑스군으로 전투에 참전한 식민지 출신 병사 12만명이나 되었고, 이들 중 20% 정도가 서아프리카 프랑스 식민지 지역에서 온 병사들이었다. 이들 일부는 당시 패전으로 독일군의 포로가 되었다가 1944년 6월 연합군이 노르망디 상륙 작전 뒤 풀려났다.
그 뒤 이들은 식민지로 돌려보내졌다. 서아프리카 출신 병사 1635명이 그해 11월 다카에 도착한 뒤 티아로예 군부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처우에 불만을 품었던 이들은 밀린 급여와 전역 수당 등을 요구하며 프랑스군 지휘부와 대립했다. 일부 병사들은 다른 부대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남았다.
이들이 사태 파악을 위해 부대를 방문한 고위 지휘관을 직접 위협하는 사태까지 일어나자, 프랑스군은 이들의 행위를 반란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처에 나섰다. 프랑스군 지휘부는 다른 부대의 병력 지원을 받아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발포가 이뤄져 비무장이었던 이들을 집단학살했다. 살아남은 이들 중 44명은 주동자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1년~10년 형을 받아 복역하던 중 1947년 사면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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