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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개 공포증 있는 내 앞에 대형견 풀어놓고 즐겨” 獨 메르켈이 떠올린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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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무서워한다는 것 몰랐다”

조선일보

2007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 장소에 푸틴 대통령의 반려견 '코니'가 돌아다니고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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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를 겁주기 위해 반려견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6일 출간된 메르켈 전 총리의 회고록 ‘자유’에 언급된 자신과 관련한 일화에 대해 “메르켈이 개를 무서워한다는 걸 몰랐고, 그에게도 이미 이 사실을 이야기했다. 알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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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각) 독일의 한 서점에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회고록 ‘자유. 1954~2021년의 기억’이 진열돼 있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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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전 총리의 회고록에는 2006년과 2007년 푸틴 대통령의 만남 당시 이야기가 담겼다.

푸틴 대통령은 평소 외국 손님들과의 만남 자리에 자신의 반려견 ‘코니’를 데리고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니는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로, 대형견이다. 회고록에 따르면 평소 개를 무서워하는 메르켈 전 총리는 푸틴과의 만남 전 회담에 반려견을 데려오지 말 것을 푸틴 대통령 측에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6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메르켈 전 총리의 요청을 존중한다며 반려견을 데려오지 않았다. 다만 대형견을 본뜬 커다란 인형을 메르켈 전 총리에게 선물하며 “이 개는 물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2007년 러시아 소치에서 벌어졌다. 당시 회담장에는 코니가 등장했다. 방 안을 돌아다니던 코니는 메르켈 전 총리에게 다가갔고, 그는 눈에 띄게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메르켈 전 총리는 당시 상황을 ‘시련’으로 기억했다.

그는 회고록에 “개가 내 바로 옆에서 움직이고 있었지만 무시하려고 노력했다”며 “당시 푸틴 대통령의 표정은 그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저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었던 걸까?”라며 “나는 ‘침착하게 사진기자들에게 집중하자. 곧 지나갈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푸틴 대통령은 메르켈 전 총리가 다시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절대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며 “메르켈 나를 용서해달라. 당신에게 어떤 고통도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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