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생산량이 어업 생산량 추월, 1인당 수산물 소비 쌀보다 많아
김 수출 1조원 넘자 식품 대기업들 관심…지자체는 연어·광어 경쟁
아시아 3대 수산종합전시회인 부산국제수산엑스포가 11월 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해 관람객들이 전시된 생선과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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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한반도 연안에 고수온 특보가 내려진 기간은 무려 71일. 고수온 특보 체계가 만들어진 2017년 이후 최장기간으로, 올해 한반도를 뒤흔든 기후변화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근해의 어획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 이고 전국의 양식장에서도 어류 수백만 마리가 폐사 하고, 피해 금액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 됐다. 어패류, 해조류 등의 공급이 달리자 이는 시장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기후 인플레이션’에는 바다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업계에서는 ‘위기의 수산업’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자연에 의존하지 않는 양식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각종 센서와 자동 장치, 모니터링 시스템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을 접목한 스마트 양식이다. 육상 양식 시설이 주를 이뤄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으로, 식품 대기업과 지자체가 속속 뛰어들고 있다. 고수온에서도 양식이 가능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최근 양식 연구의 이슈다.
우리 국민이 섭취하는 전체 수산물 중 양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2022년 기준 양식 생산량은 227만t으로 2022년 수산물 전체 생산량 361만t의 62.9%를 차지했다. 2021년 기준 우리 국민 한 사람이 1년간 소비하는 수산물은 68.4㎏으로 1인당 쌀 소비량 67.0㎏을 넘어섰다.
전 세계 수산물 소비량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스마트 양식 시장의 확대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양식은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어업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효과적인 수산자원 관리로 식량 안보에도 한몫한다. 수산기자재 연구·개발과 젊은 층 유입 등 후방효과도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스마트 양식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가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 생산이다. 김은 저칼로리 건강 스낵, 냉동김밥 등의 주재료로 인기를 끌면서 K-푸드 대표주자가 됐다. 김 수출국은 2010년 64개 국에서 2023년 124개국으로, 수출액은 1000억원 에서 1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수산식품 수출이 4조원대이니, 김이 주력 품목으로 자리한 것이다. 하지만 이상기후에 의한 고수온과 일조량 감소, 갯병 등으로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가격 상승과 수출 물량 부족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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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반도체’ 개발에 뛰어든 풀무원·CJ
성장세는 확연한데 공급이 부족하자 식품업계가 김 육상 양식에 뛰어들고 있다. 김 육상 양식은 큰 수조인 ‘생물 반응조’(바이오리액터)에 바다와 동일한 김 생육 환경을 조성해 물김(원초 상태의 김)을 키우는 방식으로, 안정적 환경에서 김을 재배할 수 있다.
충북 오송 소재 풀무원기술원의 한 연구원이 ‘바이오리액터’로 불리는 큰 수조 안에서 재배되는 육상 양식 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풀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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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기술 투자는 물론이고 이미 육상 김을 판매 중인 곳도 있다. 최근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풀무원이다. 2021년 육상 김 양식 기술 개발을 시작해 현재 충북 청주시 풀무원기술원에서 매달 10㎏ 이상 생산 중이다. 자사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에서 육상 김을 활용 한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내년부터는 군산 새만금 수산식품 수출가공 종합단지에 ‘육상 김 연구·개발 (R&D)센터’도 구축한다. 5년 동안 60억원을 투자해 약 2800평 규모의 육상 김 연구·개발센터를 조성하 고, 2027년까지 육상 양식 기술로 생산한 물김을 가공해 마른 김과 김 스낵 등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양반김’으로 국내 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원F&B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육상 김 양식에 도전한다. 지난 10월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 센터와 김·해조류 스마트 육상 양식의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제주도 용암해수의 장점을 살려 김을 비롯한 해조류의 스마트 육상 양식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제주도 용암해수는 지하 150m 깊이 암반에서 추출한 물로, 마그네슘·칼슘 등 광물 성분이 풍부하고 수온이 연중 16℃ 정도로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과 대상도 김 육상 양식을 시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업계에서 가장 먼저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에 나섰는데, 2018년 육상 양식 기술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지난해에는 전용 품종을 확보했다. 특히 김의 영양분을 공급하는 물질인 배지 개발도 성공했다. 2028년 육상 김 상용화 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상은 2018년 설립한 해조류연구센터에서 지난해부터 기술 개발에 돌입했는데, 후발주자인 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는 방침이다.
정부도 김을 전략 자원으로 육성하고 있다. 해양 수산부는 10월 31일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는데, 김을 육상과 먼 바다에서도 양식해 내년 생산량을 1000만 속(1속은 100장)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 수출 명칭도 ‘GIM’으로 통일하고, 김 등급제 등 고품질로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 다. 또 소규모 양식장들이 통합해 어업법인화하면 정부 지원사업으로 우대하는 등 김 양식업계의 규모화를 유도하고, 신규 개발하는 양식장 일부는 청년 귀어인에게 임대하는 등 신규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해조류 시장 전망은 상당히 밝다. 세계은행에서 발간한 ‘2023년 글로벌 해조류 시장 보고서’를 보면 2030년까지 해조류 시장가치는 15조9000억원(약 11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새만금개발청이 개최한 ‘해조류 육상 스마트팜 시장 동향과 미래’에서 해조류 전문가인 최한길 원광대학교 교수는 “해조류는 식품을 넘어 애완동물 사료, 바이오 섬유 및 플라스틱,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해조류가 신규 탄소흡 수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새만금이 탄소 중립,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해조류 산업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조류가 식품 대기업의 경쟁 분야라면 연어·광 어 등 활어 양식은 지자체의 각축장이다. 특히 초밥과 덮밥, 회, 스테이크 등 조리법이 다양해 소비가 늘 고 있는 연어 양식이 인기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연어 수입액은 총 5억529만 달러로, 10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수산물 수입 총액(62억1649만 달러)의 약 8%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 생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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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지원, 지자체는 ‘활어 양식’ 각축
이를 반영하듯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 역시 연어 양식이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물론, 지 자체의 관심이 높다. 해수부는 강원도와 함께 연어 류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해 연구를 진행 중이며, 수산과학원도 지난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총 사업비 249억원을 들여 연어 양식에 필요한 건강 관리, 사육조건 등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엔 충남 당진에서도 육상 양식장에서 연어 양식을 시작했고, 충북 보은 또한 2026년을 목표로 연어 및 송어류 양식 산업화센터가 조성된다. 연어 1㎏당 수 입단가는 1만원 안팎이지만, 국내 양식장 출하가는 5000~8000원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연어 양식 시장은 강원도 양양이 리드하고 있다. 양양군은 ‘연어의 고장’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강원형 K-연어산업화’에 적극적이다. 11만㎡ 부지에 친환경 대서양연어 양식산업단지를 구축하는 ‘스마트 육상 연어 양식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 사업 파트너인 동원산업이 노르웨이 새몬에볼 루션과 지분·로열티 협의 문제로 그동안 사업 추진이 더뎠지만 최근 접점을 찾으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양식단지에는 연어 스마트 양식·부산물·사료· 유통·가공·시스템 등 전후방산업 육성, 강원형 K 연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연어 양 식산업단지 개발 등이 추진된다. 강원형 K-연어산 업화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양양군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마트 육상 연어 양식산업 거점이 될 전망이다.
부산광역시도 뛰어들었다. 부산시수산자원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순환여과양식’으로 서양 연어 양식에 성공했다. 순환여과양식이란 양식 생물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을 버리지 않고 오염된 물을 자체 정화하면서 한 번 부은 물을 계속 사용하는 친환경 양식법이다.
부산시는 현재 기장군 일광면에 9166㎡ 규모의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테 스트베드’를 짓고 있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연간 연어 500t을 생산하게 된다. 부산의 연어 양식은 GS건설 자회사 에코아쿠아팜과 협업하고 있다. 에코아쿠아팜의 부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BSC) 에는 GS건설의 건축 기술과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의 기술이 적용됐다.
서해안에서도 연어 양식 도전에 한창이다. 충청남도는 당진의 간척지를 벼농사에서 어류를 기르는 모델로 탈바꿈시켰다. 최첨단 스마트 양식장에서는 순환여과양식을 통해 지난 5월 알 20만 개를 입식·부화시켰으며, 약 24개월 동안 5㎏ 안팎으로 키워 출하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목표는 50t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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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캐나다 등은 양식장에 AI 접목
전 세계에서도 이미 양식 생산량이 어업 생산량을 크게 넘어선 상황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는 최근 발간한 ‘2024 세계 어업과 양식 보고서’에서 해조류를 포함한 2022년 세계 수산물 총 생산량이 2억2320만t이라고 밝혔다. 이 중 양식 생산량은 1억3090만t으로 전체의 58.6%를 차지하여 어업 생산량(9230만t)을 크게 웃돌았다. 2030년에는 60%를 상회할 것이라던 FAO의 2018년 전망은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영양기구(UN Nutrition)는 지속가능한 건강한 식단에서 수산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양식산업은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대한민국, 노르웨이, 이집트, 칠레 등 10개국이 전체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농업과 제조업 분야에 비해 수산양식 분야의 기술 발전은 느린 편이지만 최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AI 기술이 다양하게 양식장에 접목되면서 일부는 상용화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의 적극적 도입이 눈에 띈다.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효율성과 비용 감소 측면에서 양식 생산성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르웨이는 일찍이 생육 환경 모니터링 및 제어와 사료 공급에 이르기까지 1인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양식을 추진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수산 관련 4개 연구소를 통합해 만든 공기업 노피마(Nofima)에서 양식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했다. 노피마에서 개발 된 기술은 아크바(AKVA)라는 회사를 통해 상용화됐다. 아크바는 AI 기술을 활용한 탄소포집저장(CCS) 사료 공급 시스템으로 수중 환경을 모니터링한 후 정확한 사료를 투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도플러(파동) 잔류 사료 센서, 환경 센서, 양식 비디오 카메라 및 기타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0여 개 국가에 이 시스템을 수출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육상 양식업을 적극 도입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2019년 27만5000t에서 2023년 44만4000t까지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중국은 또 10만t급 스마트 양식용 대형선박을 건조해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정부기관인 IPI에서 개발 한 기술은 2D 또는 3D 카메라를 사용해 수조와 케이지에서 근적외선으로 조명을 비춰 질병 증상을 보이는 물고기를 포착하고, 물고기에서 반사된 적외선과 빛의 강도를 측정해 물고기 피부 패턴을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었다. 캐나다 퀘벡에서 창업 한 엑스퍼트씨는 AI 기술을 활용해 양식어가의 운영 현대화와 수익 제고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50개국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출신의 오태광 국가미래 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구논문에서 “지능화된 스마트 양식은 짧은 시간에 양식 물고기 생산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고 기존 양식 산업에서 문제시되던 환경오염, 태풍, 해일 등의 자연재해 취약성을 해결했다”며 “잔류 항생제에 따른 수산식품의 안정성과 인체 유해성 문제까지 개선하면서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양식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에 따르면 그동안 양식 연구는 질병 치료와 예방, 사료 개발 등 양식 생물의 생산량 증대에 초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고수온에서도 양식 가능한 새로운 양식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최대 이슈다.
신품종 개발 연구는 크게 두 축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하나는 넙치와 전복·김 등 기존의 주요 양식 품종을 개량하는 것이다. 육종 기술을 이용해 고수온 내성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또 다른 축은 기존 양식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양식 품종 개발이다. 고수온 환경에 맞추어 국내 서식종과 아열대 종을 교배해 새로운 교잡종을 개발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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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에 맞춰 서식종·아열대종 교배 연구도
수과원은 대량생산 시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환경 제어가 가능한 육상수조 순환여과 양식시스템(RAS)으로의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기존 유수식 양식장을 활용해 설치비 저감이 가능한 한국형 RAS 모델을 개발 중이라는 설명이다. 물고기 사육에 사용한 물을 재사용하는 RAS, 미생물을 이용해 사육수를 한 번도 교환하지 않고 새우나 어류를 양식하는 바이오플락 양식기술(BFT), 친환경 양식의 일환인 생태양식(IMTA) 등의 실증 연구가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조성균 센 터장은 “현실을 가상에 똑같이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양식장을 더욱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어종을 효율적으로 키우고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스마트 양식업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태광 연구위원은 양식 어업의 문제점으로 국제적으로 WTO·FTA 등으로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국가 간 교역은 위생조건이 강화되고 있고, 수산자원의 자국화 강조 분위기 또한 거세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등 신흥 수산강국의 대규모 투자, 노르웨이·덴마크 등의 선진 수산국가와의 양식기술 격차 등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해수부는 윤석열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해양수산 분야 주요 성과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후반기 추진계획 중 지속가능한 수산업으로의 전환을 보면 기후인플레이션의 현실화, 고수온 피해 증가 및 수산자원 변동 등에 대응해 양식업의 스마트·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은 높이고, 생산비용은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를 2027년까지 5개소로 확대하고, 어류 육상 양식장은 최대 10%까지 스마트 양식시설로 전환하는 한편, 패류 생산시설은 최대 25%까지 자동화·현대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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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생사료값 상승은 ‘발등의 불’
그러나 양식업 현장의 실정은 녹록지 않다. 폐사 증가 등에 따른 수익 감소와 인건비·전기료 등의 비용 상승으로 양식업자 상당수가 한계적 상황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전기료 인상은 정책적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육상 양식업은 어류 생명 유지를 위해 24시간 양수 펌프를 가동해야 하는 등 전력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2022년부터 3년 동안 농사용 전기요금이 70% 이상 인상되면서 양식업계의 경영 부 담이 커졌다. 정부가 2033년까지 스마트 양식으로 100%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이에 따라 양식 시설의 전기사용량은 늘고 전기요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경남 통영시의 한 양식장에서 고수온으로 인해 우럭이 집단 폐사했다. 이외에도 전국 각지 양식장에서 폐사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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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어류용 생사료 가격의 가파른 인상도 현장을 괴롭힌다. 최근 몇 년간 어류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생사료 원료로 쓰이는 어분과 영양제 등의 배합사료 원자 재비가 급등한 것. 고등어 등 주 요 어종의 조업량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했지만, 기존의 사료 사이즈(200~300g) 어류들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식용 및 통 조림용으로 사용되며 단가가 크게 뛰었다. 그 결과 2021~2023년 연평균 사료비가 전년 대비 매년 15% 씩 증가했다. 최근엔 환율 상승으로 고통이 더해졌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을 위해 양식업계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수산 기자재업, 수산물 유통업 및 가공업 등 관련 전후방 산업까지 고려하면 스마트 양식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어업 종사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스마트 양식 지원을 통해 ‘귀어’ 기회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광식 부경대학교 겸임교수는 “우리나라 양식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양식 기술의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하고, 대상 생물별 양식 전주기 디지털화 등 데이터 기반의 핵심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며 “특히 학제적, 산학 간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미래 융합형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득진 월간중앙 기자 chodj21@joongang.co.kr / 사진 송봉근 기자 song.bong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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