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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부산시의 국회 농성, 존재감 보인 박형준과 위태로운 허브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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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핵심요약
박형준 부산시장,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 촉구하며 국회서 천막 농성
박 시장, 평소 이미지와 달리 강경 발언과 행동, 여의도서 정치적 존재감 상기
민주당에 입법 비협조 빌미 줬다는 분석도
노컷뉴스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총과를 촉구하는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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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수개월째 국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국회에서 천막 농성에 벌이며 배수진을 치기에 이르렀다.

광역단체장 취임 이후 중앙정치 현안에 거리를 두던 박 시장의 이번 여의도 방문은 의도치 않게 그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박 시장의 농성이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발의 이후 뚜렷한 이유 없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비협조에 빌미를 줬다는 해석도 있다.

박 시장의 국회 천막농성은 다소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국회 행안위가 이번 회기에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을 다루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뒤 곧장 여의도로 달려간 것이다.

뚝 떨어진 기온에다 새벽부터 내린 폭설의 흔적은 국회 본관을 뒤로하고 펼친 천막 농성장의 결의에 찬 분위기를 한층 끌어 올렸다.

박 시장은 지난 27일 농성 돌입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필요성과 부산시민의 열망을 전하며, 특별법 입법 절차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성토했다.

박 시장은 농성 이틀 차에는 행안위 회의장 앞 복도에서 손피켓 시위를 하려다가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지를 당하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집행부도 연이어 농성장을 찾아 박 시장에게 힘을 실어 줬다.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시시각각 농성장을 방문해 특별법 통과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 의사를 전했다. 같은 당 부산 국회의원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농성장을 지키며 박 시장과 뜻을 같이했다.

이틀간 이어진 박 시장의 천막 농성은 여의도에서 정치인 박형준의 존재감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온건한 합리주의자로 알려진 박 시장이 특정 현안을 관철하기 위해 강경하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모습 역시 시민들에게 긍정적으로 각인될 수 있다.

무엇보다, 2030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부산의 새로운 미래 동력으로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지지부진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비켜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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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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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박 시장의 이번 천막 농성이 국회 상임위 문턱 앞에서 반년 가까이 멈춰 있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빠른 입법 추진에 되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회에서 해결되어야 하는 부산의 두 가지 주요 현안 중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에 대해서는 직간접적으로 협조할 뜻이 없음을 드러냈다. 산업은행 노조의 반대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핵심 현안인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에 대해서는 협조할 뜻을 나타내면서도 입법 절차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으로 일관해 왔다. 뚜렷한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았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18개 지역구 의석 중 17개를 여당이 차지하고 있는 부산의 정치 지형을 감안해 부산 법안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뒷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은 이 법안을 외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의 이번 천막 농성은 민주당에게 특별법 입법에 비협조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

국회 행안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박 시장의 농성과 관련해 "농성과 시위로 행안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겠냐"며 "입법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여기에다 이번 천막 농성 과정 등을 통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국민의힘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는 법안으로 인식되면 민주당 내에서 입법 비협조 여론이 노골화할 수 있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정쟁 법안으로 휩쓸려 들어갈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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