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맞춤 투자 체계 준비
곧 수장 교체... 장기 성장전략 강화 전망
7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클러스터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바이오 캠퍼스 착공식이 열리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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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인 롯데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 사업도 재편에 나선다. 일본 롯데홀딩스 산하 기업벤처캐피탈(CVC)을 선두에 내세워, 미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바이오 벤처캐피탈 아델파이벤처스와 손잡고 북미 지역 바이오기업 투자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유망 기술을 미리 확보하고 향후 상업화에 성공하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개발·생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장기 전략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바이오벤처 투자를 전담하는 CVC가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아델파이의 정태흠 대표를 투자위원회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를 통해 아델파이는 롯데홀딩스의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공식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아델파이가 활동해온 북미 지역의 바이오벤처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평가 체계 구축에 나선다.
롯데홀딩스 CVC는 지난 8월 일본 롯데 지주사에 설립됐다. 세계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첨단 기술 정보를 수집하며, 위탁개발생산기업(CDMO)인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연계하기 위해서다. 투자금 규모는 30억 엔(약 280억 원)으로 시작했다. 백현준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가 CVC의 핵심 역할을 맡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는 롯데의 계획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과 운영해온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의 전략과 유사하지 않겠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1,500억원 규모로 이 펀드를 조성한 뒤 국내외 유망 신약개발사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최신 기술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연내 가동을 앞둔 ADC 전용 CDMO 공장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즉, 이미 생산되고 있는 주력 의약품이 아니라 앞으로 시장이 커질 유망 신약을 점찍고 개발 단계부터 투자해 상용화 후 대량생산 수주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 28일 롯데의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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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가 단행된 지난 28일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교체가 예고된 가운데, 롯데의 이 같은 행보는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북미에서 미래 고객을 발빠르게 유치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부사장 승진과 함께 기존 정보통신 기반의 헬스케어보다 첨단 신약기술 중심의 바이오 사업에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일본 롯데홀딩스 산하 기업벤처캐피탈(CVC)의 투자위원회 고문으로 위촉된 정태흠 아델파이벤처스 대표. 아델파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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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업계에선 정태흠 대표가 앞으로 롯데에게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대표는 1997년 현대기술투자 창립 멤버로, 국내 바이오 VC 1세대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미국으로 건너간 뒤 약 25년 간 투자한 바이오 기업 30여개가 코스닥과 나스닥에 상장했다. 국내외를 오가는 바이오 인수합병(M&A)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정 대표는 "북미 지역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첨단 신약개발, 롯데바이오로직스와의 협력이 가능한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며 "헬스케어와 바이오 기술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왔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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