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지시·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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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재판에 출석한 증인이 검찰 측 주장을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2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위원장 등 8명에 대한 공판을 열고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선 김기홍 전 카카오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CFO는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평화적으로 이제 가져오라"는 김 위원장 발언이 SM엔터테인먼트(SM)경영권 인수를 뜻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검찰은 김 전 CFO에게 "지난해 2월15일 카카오 그룹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에서 대량 공개매수 방안이 승인되지 않자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통화에서 여러 차례 '평화적으로 해야지 싸우면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 기억하냐"고 물었다. 김 전 CFO는 "평화적으로 진행하라는 것으로 이해했지 가져오라는 발언은 기억에 없다"고 했다. 이어 "(SM 경영권) 인수 여부와 별개로 진행을 평화롭게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그간 검찰은 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더 이상 인수를 늦추거나 실패하지 말고 SM을 반드시 가져오라는 지시"라고 해석했다. 해당 발언이 "김 위원장의 SM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카카오 측 변호인 신문에서도 김 전 CFO는 "평화적으로 가져오라고 한 발언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카카오 측 변호인은 "2월 10일 투심위에서 김범수 위원장이 (SM) 경영권 인수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진술했냐"고 묻자 증인은 "네"라고 답했다.

카카오 측 변호인은 "지난해 2월15일 회의에서 은밀하게 (SM) 경영권을 가져오라는 지시가 있었냐"고 물었다. 김 전 CFO는 "전혀 없었다"고 답하고 "없었다"며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553회에 걸쳐 공개 매수가인 12만원 보다 높게 고정하는 등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쯤 재판 출석을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평화적으로 가져오라는 말씀 무슨 의미였는가' '원아시아 파트너스 통해 주식 매수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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