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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우주사업 조율할 컨트롤타워 부재 … 위성개발 외부위원회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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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개발 삐걱 ◆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KPS 사업단의 '밀실' 구조를 깨부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외부 전문가 위원회를 꾸려 수시로 사업 진행 상황과 경과를 점검하도록 하는 등 액션플랜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29일 과학기술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KPS 위성 발사가 연기된 건 KPS 사업의 거버넌스 체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KPS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독립사업단인 KPS 개발사업본부가 이끌고 있다. 항우연 내에 설치만 됐을 뿐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항우연 원장조차 KPS 사업 경과를 보고받지 않는다. 사업본부장에게 독립적인 조직 운영과 인사, 예산 집행권을 인정해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위 기관인 우주항공청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사업 진척에 문제가 생기기 십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우주항공 정책 연구자는 "사업 경과를 점검할 외부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과만 검토해도 밀실 구조는 깨지고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미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 사업 때 쌓은 경험도 있다. 다누리도 독립사업단으로 운영돼 사업이 진행됐다. 개발이 연기되는 등 위기를 겪었으나 외부 위원회를 꾸리면서 정상 추진됐다. 다누리는 예상 임무기간을 넘어 운영되는 등 현재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우주항공청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KPS 사업은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국방부 등이 참여하는 다부처 사업이다. 우주항공청 조율하에 KPS 사업단이 사업을 진행하고 정보 공유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 주관자이자 결정권자 역시 우주항공청이기에 KPS 사업단이 공회전하지 않도록 추진 방향 등을 판가름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KPS 사업 관계자는 "타 부처에서 정보 공유를 두고 밀실이라며 비판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정해져 있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주항공청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단 해체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 분야 교수는 "사업단을 해체하고 내부 구성 인원들을 모두 변경해야 한다"며 "사업 진척이 늦어진 데는 사업단 내 위성 개발 경험이 적은 인력들이 대부분인 탓도 있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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