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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희귀병 4살 딸 치료비 '46억'···'슈퍼맨' 아빠는 740㎞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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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희귀병 치료 위해 24일간 부산-서울 대장정

근육 퇴행하는 ‘듀센 근이영양증’···약값만 46억

SNS·언론 통해 화제 모으며 13억7000만 모여

사랑이 父 “한분 한분 작은 빛 모아주셔서 힘 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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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을 앓는 딸의 치료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국토대장정에 나섰던 전요셉 씨가 24일 만에 최종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29일 오후 폭설을 뚫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전씨는 마중 나온 딸 사랑이(4)에게 “춥겠다”며 핫팩을 쥐여줬다. 아내 이상아 씨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환한 표정의 사랑이가 전씨 등에 걸린 플래카드를 가리키며 “이게 뭐야?”라고 묻자 그는 “예쁜 편지야”라고 말하며 웃었다. 플래카드에는 ‘사랑하는 사랑아 널 위해 이 길을 걸을 수 있어서 아빠는 참 기쁘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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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는 ‘듀센 근이영양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근육이 퇴행하며 나중에는 스스로 호흡할 힘마저 잃게 되는 병이다. 여자아이의 경우 5000만분의 1 확률로 발병하며, 유일한 희망은 최근 미국에서 개발된 유전자 치료제 ‘엘레디비스’다. 하지만 약값만 46억 원에 달한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 등 일부 고가 유전자 치료제에 대해선 보험 적용이 이뤄지고 있으나, 엘레비디스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치료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전씨는 고민 끝에 길을 나섰다.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을 향해 걸어오며 시민들에게 후원을 요청한 것이다. 지난 5일 시작된 전씨의 도보 대장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서 확산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이에 전씨가 740㎞를 걷는 동안 13억7000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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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4일 만에 최종 목적지인 광화문에 도착한 전씨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 길을 걸어도 내일이 어두워 보였는데, 어느 순간 한분 한분이 작은 빛들을 모아주셔서 힘이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행성 근육병을 가진 아이들은 오늘의 근력이 가장 강하다”며 “하루라도 빨리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고 보험이 적용돼 더 이상 절망에 빠져 눈물짓는 환우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딸을 향해 “사실 아빠는 슬프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와주고 아빠의 딸이 돼줘서 감사하고 행복해. 너는 아빠와 엄마의 보물이고 모든 것이다. 사랑아, 사랑해”라는 말을 전했다.

전씨가 모은 후원금은 사랑의열매에 전달돼 사랑이를 위해 지정 사용된다. 사랑의 열매는 사랑이를 위한 특별 후원 모금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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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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