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골문 앞에선 떨지도 않던 선수가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조현우 선수도 K리그 MVP가 된 순간엔 얼어붙었는데요. "건방 떨지 말고 겸손하라"는 아내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울산 3:3 인천/K리그1 (지난 3월 17일)]
인천의 기습적인 세트피스 상황, 무고사가 공을 머리로 돌렸는데 조현우가 몸을 던져 쳐냅니다.
튕겨나온 공을 제르소가 오른발로 강하게 때렸는데, 높게 걷어내서 그마저 끊습니다.
[울산 3:0 수원FC/K리그1 (지난 4월 6일)]
이승우가 수비 셋을 비집고 들어와서 슛을 날려도 소용 없습니다.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슛을 지워버리자, 이승우가 칭찬하듯 손을 건넵니다.
조현우가 올 시즌 그라운드에 남긴 빛나는 순간들입니다.
올 시즌 모든 경기에 출전해 한번도 교체되지 않은 유일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울산은 가장 적은 실점을 하며, 3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최고의 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조현우/울산 : 상상만 하던 MVP 상이 저한테 와서 믿기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순간이 믿기지 않는지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골키퍼가 MVP에 오른 건 2008년 이운재 이후 16년만, 소감은 재치가 넘쳤습니다.
[조현우/울산 : 그 당시에 만약 제가 있었더라면, 이운재 선수보다 제가 (MVP를) 받았지 않았나… (이운재 선수는) 워낙 훌륭한 선수지만, 제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제가) 더 빨랐던 것 같습니다.]
축구 인생 최고의 순간, 어릴 때 힘든 상황에서 축구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조현우는 MVP 상금 천만원을 어렵게 꿈을 키우는 어린 선수들을 위해 쓰겠다고 전했습니다.
[조현우/울산 : 저는 늘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영상취재 김진광 / 영상편집 구영철]
홍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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