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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3년 만에 최대 이익 이마트…롯데는 ‘부진’ [맞수맞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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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대형마트 | 이마트 vs 롯데마트


‘유통 빅2’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최근 분위기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닷새 만에 10% 가까이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반면 롯데쇼핑은 영업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4.6% 줄어든 데다, 롯데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위기 루머에 휘말리며 주가도 급락했다.

특히 각 사 ‘대형마트’ 사업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하며 지난해 창사 첫 영업손실 여파 수습에 성공했다. 롯데마트는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국내 마트·슈퍼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업황 자체가 안 좋은 와중에, 상반된 성적표를 받게 된 국내 대형마트 빅2의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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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슈퍼 통합에 웃은 ‘이마트’

롯데마트는 ‘기저효과’로 주춤

이마트가 오랜만에 웃었다. 이마트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3% 늘어난 4조6726억원, 영업이익은 11.4% 증가한 122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 규모는 2020년 3분기 이후 4년 만에 거둔 분기 최대 실적이다. 주력인 할인점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매출(3조750억원)은 전년보다 4.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5억원으로 3.8% 줄었다. 대신 여타 사업에서 힘을 냈다.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슈퍼마켓 체인 이마트 에브리데이, 그리고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여러 전문점에서 매출 성장과 수익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 특히 올해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매출은 96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3% 증가,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30.3% 늘어나는 등 좋은 흐름을 보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7월 단행한 할인점과 슈퍼마켓 통합 효과로 수익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상품 통합 매입으로 물류비용이 절감됐고 특히 상품 종류나 영업력 면에서 월등한 할인점이 슈퍼마켓 사업 효율에 큰 도움을 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국내 마트·슈퍼 사업 매출은 1조4296억원으로 전년보다 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74억원으로 전년보다 15.3% 줄어들었다. 2020년부터 수익성 개선에 전념해오고 있는 롯데마트 입장에서 영업이익 감소는 씁쓸하다. 롯데마트는 2020년 점포 수 축소, 2021년부터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고 2022년에는 그간 부진했던 ‘롭스’를 철수하는 등 비용 절감에 여념이 없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은 2020년 대비 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6배 늘어난 바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공휴일 감소 등 전년 대비 악화된 영업 환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0% 넘게 늘어나는 등 좋은 흐름을 유지한 만큼, 올해 수익 지표는 기저효과에 따라 다소 좋지 않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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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점포 리뉴얼’에 집중 중이다. (위) 이마트 죽전점을 리뉴얼한 ‘스타필드마켓 죽전’, (아래) 롯데마트 특화 매장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은평점’ 전경.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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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키워드 ‘점포 리뉴얼’

이커머스 없는 ‘그로서리’ 강화

3분기에는 희비가 엇갈렸지만 롯데마트도, 심지어 실적이 잘 나온 이마트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 업황 전반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공세에 마트를 찾는 이 자체가 줄었고 고물가와 내수 불황으로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점포 리뉴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단순 쇼핑 공간이었던 기존 마트를 넘어, 이커머스와 차별화되는 ‘고객 경험’과 ‘그로서리’ 경쟁력을 중심으로 리뉴얼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올해에만 4개 점포를 리뉴얼했는데, 특히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이마트 죽전점 리뉴얼에서 미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죽전점은 올해 8월 말 이마트라는 이름을 떼고 ‘스타필드마켓 죽전’으로 새 출발에 나섰다. 기존 마트 매장은 필수 구색만 갖춘 대신 1층 핵심 공간을 고객이 편히 머무르며 쉴 수 있는 문화·휴식 특화 공간 북그라운드로 조성했다. 복합 쇼핑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성과가 두드러진다. 죽전점 재개장 후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 증가했고 방문 고객 수는 약 49%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죽전점 리뉴얼 이후 2시간 이상 장기 체류 고객이 200% 넘게 급증했다”며 “죽전점 외에도 그로서리 매장 비중을 늘린 문현점, 도심 상권에 맞게 리뉴얼한 용산점 등 최근 리뉴얼 점포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에만 6개 매장을 리뉴얼했다. 롯데마트 리뉴얼 점포는 올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즉석조리 식품 중심의 ‘그로서리 확대’를 앞세운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올 초 새로 선보인 콘셉트 매장 ‘그랑그로서리’가 대표적이다. 전체 면적 중 약 90%를 식료품으로 채워 운영 중이다. 일반적인 대형마트 식료품 진열 면적인 50~60%에 비해 1.5배가량 많다.

지난해 말 그랑그로서리로 재단장한 롯데마트 은평점은 올해 11월 기준 신선·즉석조리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11월 말에는 롯데슈퍼 1호 그랑그로서리 매장 도곡점을 리뉴얼 개장한다”며 “그랑그로서리 외에도 신선식품과 와인 매장을 강화한 ‘제타플렉스’ 역시 잠실점·서울역점 성공에 기반해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초저가, 롯데는 글로벌

대량 매입·초저가 판매 전략 이마트

리뉴얼은 공통 화두다. 결국 향방을 가를 수 있는 건 ‘남과 다른 전략’이다. 이마트는 ‘초저가’, 롯데마트는 ‘해외 사업’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상시 초저가’라는 가격 파괴 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 매달 품목을 변경해 한 달 내내 초저가 수준에 판매하는 전략이다. 고객 수요를 미리 파악, 한 달 동안 물량 공급이 가능한 대량 매입에 나서면서, 매출 증가와 물류비용 감소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8월에는 한우 등심을 한 달 내내 30% 할인했는데, 매출은 37%가량 늘었다. 이마트 자체 축산물 가공 유통센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평소 판매량 대비 약 5배 수준인 50t을 준비한 덕분이다. 신규 농가 발굴과 사전 비축으로 대량 매입·판매에 나서면서 시금치·애호박·감자 등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해외’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다. 2008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한 롯데마트는 현재 총 64개(베트남 16개, 인도네시아 48개)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16년 넘는 시간 동안 마련해놓은 브랜드 인지도와 인프라를 통해, 한계에 직면한 내수 시장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 해외 사업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0.4% 늘고, 영업이익은 12.2%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1월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시티점을, 올해 7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센터점을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전환했는데 반응이 뜨겁다”며 “K푸드 열풍이 뜨거운 동남아 현지에 국내 그로서리 모델을 이식,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6호 (2024.11.27~2024.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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