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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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뒤 방위사업청과 알선해주겠다며 방산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왕정홍(66) 전 방위사업청장이 구속됐다.

29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왕 전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2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왕 전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왕 전 청장은 2020년 12월 방사청장 자리에서 퇴직 뒤 한 세무법인에서 일하며 특정 업체와 방사청을 알선해주고 고문료 명목으로 2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왕 전 청장은 또 방사청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기본설계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규정을 바꿔 특혜를 준 혐의(직권남용)로 1년 넘게 수사를 받았다. KDDX 사업은 6000톤급 미니 한국형 이지스함 6척을 실전 배치하는 약 7조8000억원 규모의 해군 프로젝트다.

경찰은 ‘보안사고 감점 규정’ 중 일부가 삭제되면서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보다 0.056점을 더 받아 최종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의심했다. 다만 이 사건은 갈등 당사자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서로 고소를 취하하면서 종결 수순을 밟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를 함께 적시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이후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재차 신청해 이번에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지난해 왕 전 청장 집과 방사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지난 7월 왕 전 청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아미 기자 lee.ah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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