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3연패 이끈 ‘철벽 수문장’
‘전경기 전시간 출전상’ 등 4관왕
“이젠 나도 누군가의 꿈이 될수 있어”
‘준우승 돌풍’ 강원 윤정환 감독상
29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1부 리그)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울산 조현우,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강원 양민혁, 감독상 수상자인 윤정환 강원 감독(왼쪽부터)이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골키퍼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관심을 받기 어렵다. 내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걸 시작으로 K리그에 좋은 골키퍼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올 시즌 울산의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3연패를 이끈 골키퍼 조현우(33)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983년 프로축구가 출범한 이후 골키퍼가 MVP로 뽑힌 건 2008년 이운재(당시 수원) 이후 1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조현우는 “내년에도 MVP 상을 받고 싶다. 이런 행복한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게 (선수 생활의)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현우는 이날 공개된 MVP 선정 투표 결과 1부 리그 감독 투표 12표 중 8표, 주장 12표 중 7표, 미디어 116표 중 75표를 받았다. 투표 결과를 환산한 점수가 63.36점으로 올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20개·7골 13도움)를 기록한 수원FC의 미드필더 안데르손(20.26점)을 제쳤다. 울산은 2022년 미드필더 이청용, 2023년 수비수 김영권에 이어 3년 연속으로 MVP를 배출했다.
조현우는 올 시즌 프로축구 1, 2부 리그 선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해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조현우는 이 기록으로 ‘전 경기 전 시간 출전상’을 받았다. 조현우가 골문을 든든하게 지킨 울산은 1부 리그 최소 실점(40실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조현우는 올 시즌 30경기 이상을 뛴 1부 리그 골키퍼 중 최고 선방률(74.2%)을 기록했다.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는 14회로 2위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팀이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조현우의 선방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2013년 대구에서 프로 데뷔를 한 조현우는 2020년부터 울산에서 뛰고 있다. 조현우는 골키퍼치고는 다소 마른 체형(189cm, 75kg)에도 뛰어난 반사 신경을 바탕으로 리그 최고의 수문장으로 성장했다. 이날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도 이름을 올린 조현우는 자신이 보유한 1부 리그 최다 연속 베스트11 선정 기록을 8회로 늘렸다. 조현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9, 10회 이상 연속으로 베스트11에 선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이날 축구 게임인 ‘EA스포츠 FC’의 유저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다.
조현우는 MVP 상금 1000만 원을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힘든 환경 속에서도 축구만 바라보며 살았던 내가 이제는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골키퍼로 뛰었다. 당시 한국은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매 경기 선방을 보여준 조현우는 ‘빛현우’(눈부신 선방을 보여줬다는 의미)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 조현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6경기에서 모두 골문을 지키며 한국의 무패(4승 2무)를 이끌었다. 조현우는 “울산과 대표팀에서 정말 많은 경기를 뛰며 바쁘게 시즌을 보냈는데 MVP 상으로 보상받은 것 같다”고 했다.
조현우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울산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시즌 2관왕에 도전한다. 조현우는 “울산에 우승 트로피를 하나 더 안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감독상은 올 시즌 1부 리그 준우승팀 강원의 윤정환 감독(51)에게 돌아갔다. 준우승은 2008년 창단한 강원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1부 리그 우승팀이 아닌 팀의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건 2020년 포항을 이끌고 3위의 성적을 낸 김기동 감독(현 FC서울 감독) 이후 4년 만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