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10월 거래 4000건 그쳐
강북선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당분간 관망세”… 금리인하 영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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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여파로 주택 매수 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줄자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21년 11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이 쌓였다. 서울 외곽 지역에선 분양가보다 저렴한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까지 등장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해 집값을 자극할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 서울 아파트 거래량 3개월 연속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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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00건으로 9월(4951건)보다 19.2% 감소했다. 올해 4월(4840건)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10월 거래량은 올해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7월(9518건) 대비로는 58% 줄어들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3월까지만 해도 3482건에 불과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던 올해 1분기(1∼3월) 내내 매매가가 내림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대출 확대 영향으로 매매가와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했다. 서울 일부 지역 집값 상승 폭이 커지면서 정부는 ‘대출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렸고, 규제 전 ‘막차 수요’가 몰려 7월 거래량은 서울에서만 1만 건에 육박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과 정책 대출 축소 같은 연이은 대출 규제 시행에 8월부터는 다시 빠르게 시장이 식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8월 기준금리 ‘빅컷’(―0.5%포인트)에 이은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0.25%포인트)에도 거래량은 꾸준히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 강북에선 분양가보다 싼 물건까지
거래 급감은 매물 적체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9416채다. 사흘 전인 27일에는 9만315건으로 9만 건을 넘기도 했다. 아실이 매물 통계를 집계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자 부담,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주택을 처분하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는데 주택 매수세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쌓이는 매물에 일부 신축 단지에선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서울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 전용면적 80㎡는 최저 10억2251만 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분양가보다 약 7000만 원 낮다. 집값 상승세도 크게 둔화했다. 11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04% 올랐다. 8월 둘째 주 상승 폭(0.36%)의 9분의 1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집값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은 관망세를 점치는 의견들이 많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겨울은 매매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금융권의 대출도 여전히 보수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주택 시장은 숨 고르기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시중은행들이 실제 대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내년부턴 매수 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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