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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국회의원, 공무원에서 희망을 보다![초선의원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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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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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을 지나며 4대(연금·의료·교육·노동) 개혁을 비롯한 각종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대야소 상황에다 정쟁이 격화되면서 입법을 통한 개혁의 추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MZ세대 공무원들의 조기 퇴직이다.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년이 안 된 국가공무원 퇴직자는 3,021명으로 3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5년 미만 퇴직자도 1.5배 증가했다. 높은 노동강도와 사기업 대비 낮은 임금의 문제도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들의 조기퇴직을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좌절감'이다.

부처 공무원들이 밤새워 만든 정책 중 상당수가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라는 이유로 거대야당이 장악한 국회라는 벽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태반이다. 4대 개혁 등 핵심과제를 담당하는 공무원에 대해 민주당은 정권교체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엄포를 서슴지 않는다. 정책이 좌절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좌절감'은 유능한 공무원들의 조기 퇴직을 부추기고 있다.

국회의 권한 남용도 부처 공무원들에겐 '좌절감'을 안긴다. 입법권과 예산편성을 무기로 거대야당인 민주당은 공무원들에게 굴복을 강요하고 있다. 범죄수사에 반드시 필요한 검찰과 경찰의 특활비를 삭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검사나 방송통신위원장을 위법사항이 없음에도 탄핵하고 있다. 탄핵이 헌재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없음에도 망신을 주고 다른 공무원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함이다. 법률에 의해 독립적 권한이 부여된 검사와 방통위원장까지 탄핵당하는 상황에서 일반 부처 공무원들은 '좌절감'을 넘어 '모멸감'을 느낄 것이다.

22대 개원 후 다양한 부처 공무원들을 접했다. 상임위인 교육부와 기재부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관련된 환경부와 산자부, 지역구와 연관돼 행안부 등 다양한 부처 공무원들을 만나 정책을 보고받거나 지역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협의를 진행했다.

정부의 정책 추진과정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분출한다. 국회를 통해 정부 정책을 수정해달라는 요구도 많고 언론 보도나 시위 등 직간접적으로 부처를 압박하기도 한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필자를 포함해 많은 국회의원이 질의 등을 통해 부처에 다양한 방법으로 협조를 요청한다. 때론 법률과 규칙에 맞지 않는 요구들도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원칙을 지키면서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공무원은 이 어려운 일을 비교적 잘 해내고 있었다.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법률에 따라 어떤 절차와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는 어떤 부분을 수용할 수 있고 어떤 부분은 수용하기 어려운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만일 부처 공무원들이 국회나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굴복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산은 거덜나고 정책은 갈팡질팡에 무정부 상태에 준하는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부처 공무원들이 무조건 잘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개선해야 할 사항도 많다. 다만 지금의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에서 그나마 대한민국이 유지되고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천에는 유능한 공무원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공무원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 대한민국 공무원, 파이팅!
한국일보

김용태 경기 포천시·가평군 국회의원·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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