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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힘 빠졌나" 주가 40% 오르더니 '미끌'…은행주, 진짜는 내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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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등 영향 은행주 동반 하락
"핵심은 금리가 아니라 주주환원율"

머니투데이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40% 이상 올랐던 은행주가 주춤하고 있다. 밸류업 모멘텀(상승 동력)의 힘이 빠진데다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해서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오히려 내년에도 은행주의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9일 증시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1500원(2.35%) 내린 6만2400원을 기록했다. 제주은행은 1.98%, KB금융은 1.84% 미끄러졌다. 기업은행, JB금융지주 등도 1% 이상 떨어졌다. 연초 이후 승승장구하던 은행주들이 지난 28일부터 2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 지수는 올해 초 673.27포인트에서 지난달 25일 951.89포인트로 41.38% 뛰었다. 이달에도 900포인트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KRX은행 지수는 최근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있다. 이날 KRX 은행 지수는 전일 대비 1.32% 하락한 921.46포인트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 모멘텀이 빠지면서 은행주들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로 인하하는 등 대외환경도 좋지 않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들의 경우 밸류업 모멘텀이 정점을 찍은 이후 휴지기가 예상된다"며 "ROE(자기자본이익률), 주주환원율 등이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기대감을 선반영한 주가가 조정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수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은행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인하의 경우 이미 예상한 문제인데다가 내년부터 은행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며 "마진 하락에 따른 순이자이익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이 회복되고 있고, 자산 건전성도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은행주들의 순이익은 5% 이상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ROE의 경우 대다수 은행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지만, 앞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할 경우 추가로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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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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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은행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금리 방향성보다 주주환원율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이 점진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계단식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신한금융그룹, BNK금융그룹, J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카카오뱅크 등은 앞으로 3년 내로 주주환원율을 단계적으로 50%까지 올린다고 발표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과거에 단 한 번도 주주환원율이 30%대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며 "내년 일부 은행들이 주주환원율 40%대를 기록한다면, 이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시작했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주환원율 등을 고려하면 은행주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주주환원율이 2027년 50%로 높아질 경우 5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7.5%이고, 누적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는 14조5000억원"이라며 "현재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누적 비율은 15.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총주주환원율 확대에 따른 밸류업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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