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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유주선 칼럼] 보험 판매채널의 전개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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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선 강남대 정경대학 교수(한국보험학회 회장, 법학‧철학 박사)

전통적 대면 판매방식 점진 대체되며
비대면 채널로 ‘TM‧CM‧홈쇼핑’ 등장
“기술발전 따른 실정법 간극 해소해야”


이투데이

유주선 강남대 정경대학 교수(한국보험학회 회장, 법학‧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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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판매채널은 전통적으로 보험설계사와 보험중개사라고 하는 대면 채널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전자가 주로 가계성 보험을 담당하고 있다면, 후자는 기업성 일반보험을 취급한다. 기업성 일반보험은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천문학적인 배상 규모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물건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분석함에 있어 전문성이 요구되는 보험중개사가 담당한다. 대면 채널로서 양자는 보험 상품에 대한 설명과 정보를 직접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다.

소비자 편의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면서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등장한 지 오래됐고, 여러 보험상품에 대한 판매를 취급할 수 있는 독립대리점(GA)도 출현하게 됐다.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함께 모바일과 인터넷 보급은 텔레마케팅(TM)과 사이버마케팅(CM) 채널 및 홈쇼핑 등의 비대면 채널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제4차 산업은 보험영역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보험의 결합은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비자들이 상품 구입 시 관련 보험도 제공받게 되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 방식 △데이터 협력을 기반으로 보험회사가 재무와 생애주기에 따른 서비스와 맞춤 상품 제공의 ‘금융생태 오케스트라이터(Ecosystem Orchestrator)’ 방식 △소셜 데이터나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질의 위험보장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풀을 형성하고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P2P 네트워크(P2P Network)’ 방식 △디지털과 고객 데이터 등의 결합을 통해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가상보험중개사(Virtual Insurance Advisor)’ △스마트폰 기반의 손해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모바일 슈랑스’ 방식을 들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모바일 등 새로운 판매채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2017년 4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등장했고, 모바일 슈랑스 출현 이후 여행자보험 등 단순한 구조의 상품만 판매하던 기존 형태에서 벗어나 보다 본격적인 상품 판매가 기대되고 있다.

과거와 다른 판매채널 방식은 우리에게 도전과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디지털 발달로 인해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면서 리스크 관리를 받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보험 가입 시 편리함을 추구하는 동시에 계약체결의 투명성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원스톱을 통한 구매방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및 온 디맨드(on Demand) 서비스방식 등은 보험회사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속도를 내는 기술과 보험이 결합하는 상황에서 법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과제 역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비대면 채널에서 두 가지 이상의 매체를 동시에 활용해 보험상품 설명의 제공과 보험 판매 방식을 금지하고 있는 규정 개정 문제부터 인공지능 설계사 도입 시 AI를 인간으로 봐 제3의 법인격을 부여할 것인지의 문제, 계약체결 과정에서 발생되는 책임문제 등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대표적 과제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소비자의 수요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의 ‘온 디맨드’ 방식의 보험상품, 스위치 방식을 접목한 이후 ‘시간 셰어형 온 디맨드 보험’ 등의 출현은 전통적인 보험의 성질로 인정되는 ‘단체성의 이론’이 앞으로도 효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의 의문, 대면 채널을 상정하고 보험계약자와 보험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입법한 보험계약법은 신기술의 발전에 대한 트렌드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 것인가의 고민, 4차 산업과 함께 새로운 채널로 등장하고 있는 P2P 채널이나 가상보험중개사 등은 우리의 실정법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의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보험영역에서 고용의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과제이다. 19세기에 생존했던 칼 마르크스는 생산자동화의 증가는 마침내 노동자를 생산의 자리에서 배제시킬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일찍이 예측한 바, 기술 발전으로 보험 판매채널 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대면 판매방식에서 비대면의 TM‧CM‧홈쇼핑 등의 판매방식으로 점진적인 대체와 챗 GPT를 포함한 인공지능 판매방식 형태의 출현은 보험 판매채널에서 노동력 감소의 우려와 함께 기술 발전에 따른 실정법상 간극 해소 필요성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유주선 강남대 정경대학 교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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