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 파산 선고받은 델리오, “수원회생법원에 회생 신청”
“수원회생법원 심리 과정에 따라 파산 절차 중지 가능성도 있어”
델리오, “파산보다 법인 회생이 채권자 이익 부합…200% 갚겠다”

델리오 관련 이미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2일 파산선고를 받은 국내 가상자산 예치운용업체 델리오가 다시 법인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진행 중인 파산 절차에도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델리오는 최근 공지를 통해 수원회생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선고받은 파산 대신 기업을 유지하는 회생 절차를 진행해 이용자들의 채권을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델리오는 지난해 6월 출금 중단 이후 올해 4월까지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 심리를 거쳤으나 기각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채무자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명백히 초과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회생절차보다는 신속히 파산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델리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초과함이 명백하다”며 회생을 기각했다.

이후 채권자들이 파산을 신청해 약 7개월 만인 22일 파산이 선고됐다. 델리오의 출금정지 조치 및 운영중단 경위, 피해상황 등이 지급불능의 파산원인으로 인정된다는 재판부 판단에서다.

법조계에 따르면 델리오의 수원회생법원 회생 신청은 절차적으로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이미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이 기각됐고 그 과정에서 델리오 측이 재판부에 대한 기피까지 신청했던 만큼, 수원회생법원에서 다시 한번회생 가능성에 대해 다투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회생 신청 및 진행 과정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파산 절차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델리오는 내년 3월 19일 제1차 채권자집회가 예정돼 있다.

파산을 신청한 채권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로집사 측은 “채무자 회생법에 따라서 당연히 파산이 중지되는 건 아니지만, 수원회생법원에서 서울회생법원에 협조를 요청 등의 방식으로 파산 절차 관련 기일이 추정(추후 지정)될 여지는 있다”면서 “그 전제는 수원회생법원에서 델리오의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경우일 것”이라고 했다. 또한 채무자회생법 제58조에 따라 수원회생법원이 회생개시를 결정한다면, 서울회생법원의 파산절차는 중단된다.

이번에 델리오가 신청하려는 회생은 채무 일부가 탕감되지만 회사를 살려 채무를 갚도록 하는 법인 회생이다. 당초 서울회생법원에서 진행된 회생 절차에서는 법인 회생이 아닌 청산형 회생이 추진됐다. 청산형 회생은 회사를 일정 기간 유지해 채권 회수율을 높인 뒤 청산 절차를 밟는다는 점에서 법인 회생과 다르다. 이 때문에 앞서 델리오 측은 이 청산형 회생을 강력히 반대한 바 있다.

델리오 측은 서울회생법원이 선고한 파산이 사실관계 오인, 원인해석 오류, 채권자의 실질적 이익 등이 고려되지 않은 판단이란 입장이다. 정 대표는 공지에서 “파산은 채권자에 이익이 되지 않으며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델리오는 법인회생을 통해 채권변제와 보상,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회생 절차가 진행될 시, 절차에 따른 채무탕감과 별개로 고객채권에 대해 200% 이상의 보상과 함께 최단 기간 변제를 목표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재무상태는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었으며, 해당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사업 진행도 가능하다”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제도권으로 급속히 편입되며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델리오의 주장에는 모호한 점이 많은 상황이다. 재무 상태가 좋아졌다는 주장은 그간 델리오의 운영이나 기술력 등 내부적 요인과는 별개로, 가상자산 가격 급등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출금 중단 사태 발생 이후 비트코인이 2만5000달러 선에서 9만 달러를 넘어선 것을 포함해 가상자산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채권의 200%를 변제하겠다는 목표에 대해서도 그 기준이 어느 시점에서, 어떤 재원을 가지고 진행하는 변제인지도 공지사항에는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상호 델리오 대표에게 추가적인 설명을 요청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상호 델리오 대표에게 추가적인 설명을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이투데이/이시온 기자 (zion0304@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