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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 항소? 범죄 책임져야 해" 이게 정상이지...토트넘 前 GK "손흥민이 용서했어도 징계가 맞다"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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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출신 폴 로빈슨이 친정팀과 후배 로드리고 벤탄쿠르(27)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뉴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스타였던 로빈슨은 논란 끝에 토트넘이 내린 선택에 동의하지 않는다. 토트넘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 결정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그는 벤탄쿠르의 징계가 합당하다고 믿는다"라고 보도했다.

로빈슨은 현역 시절 잉글랜드 대표팀과 토트넘 골문을 지켰던 골키퍼다. 그는 최근 친정팀의 행보를 보면서 벤탄쿠르의 징계를 줄이고 싶은 토트넘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항소를 제기해선 안 됐다고 주장했다.

로빈슨은 토트넘 뉴스를 통해 "토트넘이 왜 FA 결정에 항소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벤탄쿠르가 부상으로 결장한 시간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범죄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일은 허용되어선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축구든 사회든 모두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 손흥민과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초래된 결과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로빈슨은 "클럽 입장에서 항소하는 걸 이해할 순 있다. 그러나 FA 규정에 따르면 출전 정지 징계는 6경기에서 12경기 사이가 될 수 있다. 그러면 벤탄쿠르가 받은 7경기 정지는 가벼운 편"이라며 "벤탄쿠르가 출장 정지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항소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징계는 유지돼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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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지난 18일 FA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FA는 "독립 규제 위원회는 벤탄쿠르에게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FA규정 E3를 위반한 혐의로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의무적으로 대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라고 명령했다.

모두 벤탄쿠르가 자초한 일이다. 그는 지난 6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했고,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은 뒤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도 맞장구를 치며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뜻이 담긴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 논란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나쁜 농담'이었다는 석연찮은 사과에도 손흥민은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그는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했고, 이를 알고 있다. 사과도 했다.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는 형제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이번 일로 하나가 됐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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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FA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FA는 "벤탄쿠르는 부적절한 방식으로 행동, 모욕적인 말을 사용하여 평판을 떨어뜨렸다. 이는 국적, 인종, 민족적 기원을 포함한 발언이기에 FA 규칙 E3.2에 정의된 가중 위반에 해당된다"라며 징계를 결정했다.

심지어 벤탄쿠르는 FA 조사에서 말도 안 되는 변명만 늘어놓다가 기각당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는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인종차별이 아니라 '일반화된 표현'을 사용한 기자를 지적하는 가벼운 농담이었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을 '그 한국인'이라고 부른 게 부드럽게 꼬집는 표현이었다는 이야기.

또한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한 사과도 자신의 일부 발언만 보도된 것에 대한 사과였다고 발뺌했다.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사과한 게 아니라 인터뷰 진행자의 발언이 생략되어 보도됐기 때문에 사과했을 뿐이란 뜻이다. 게다가 벤탄쿠르는 사생활이 보장될 것이며 기자가 더 신중하게 영상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항변했다.

아직도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은 벤탄쿠르. 당연히 조사 위원회는 납득하지 않았고, "전체 맥락을 봐도 벤탄쿠르가 한 말은 명백히 폭력적이고 모욕적이며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라며 모두 기각했다. 그 결과는 7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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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선택은 항소였다. 토트넘은 "클럽은 벤탄쿠르 징계에 항소한다"라며 "독립 규제 위원회가 내린 유죄 판결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로 인한 제재가 가혹하다고 믿는다"라고 알렸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구단 차원에서 내부 징계도 전혀 없을 예정이다.

심지어 포스테코글루 감독까지 벤탄쿠르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벤탄쿠르는) 올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실망스럽다. 그는 축구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걸 이해했다. 난 징계의 심각성에 대해 항소하기로 한 클럽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징계는 궁극적으로 몇 경기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와 협력해 출전 정지 기간 동안 모든 올바른 방식으로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는 다시 뛸 수 있을 때가 되면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벤탄쿠르는 자기가 실수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어떤 페널티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클럽으로서 그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심지어 그는 "난 벤탄쿠르를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점은 그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팀 동료다. 그는 실수를 했으나 가장 훌륭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그럴 때 우리의 역할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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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현지 팬들은 토트넘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항소 결정을 알리자 즉각 반발했다. 한 팬은 "대단하다. 7경기 정지를 8경기 정지로 바꾼다니. 대단한 아이디어다"라며 비꼬았고, 다른 한 팬도 "클럽이 내놓은 입장에 정말 실망했다. 징계를 받아들이고 나아가라"라고 꼬집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영국 '가디언'의 조나단 리우는 "토트넘이 처음부터 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 정말 나빴다. 기본적으로 정면으로 다루기보다는 일종의 억제를 시도했다. 오늘 포스테코글루의 발언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물론 그와 벤탄쿠르는 훌륭한 사람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듯이 훌륭한 사람들도 때때로 정말 나쁜 일을 저지른다"라고 일침했다.

또한 그는 "토트넘이 부상도 아닌 핵심 선수를 7경기를 잃는 것에 정말 짜증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일"이라며 "한국인뿐만 아니라 모든 동아시아인에게 반복되고 피해를 주는 고정관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한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토트넘은 이 문제에 대해 많은 팬들에게 어필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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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토트넘 출신 로빈슨까지 친정팀을 비판하고 나선 상황. 일단 벤탄쿠르는 지난 11일 입스위치전 이후 잉글랜드 내 대회에 뛰지 못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가 주관하는 유로파리그에는 출전할 수 있지만, 프리미어리그와 FA컵, 리그컵 같은 FA 주관 대회는 항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출전 불가다.

토트넘의 항소가 가각된다면 벤탄쿠르는 내달 27일 열리는 노팅엄 포레스트전까지 뛸 수 없다. 맨체스터 시티·리버풀·첼시와 리그 경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카라바오컵 8강전을 놓치게 된다. 그때까지는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로 중원을 꾸려야 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카이 스포츠, BBC, 미러, ESPN, 토트넘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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