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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인터뷰]구글 출신 국회의원이 내다본 ‘대한민국 AI 골든타임’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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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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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불필요한 예산은 줄이고 인공지능(AI)에 다 쏟아 부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최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은 최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를 통과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안(이하 AI기본법)’ 제정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향후 글로벌 기술 산업 패권국을 가르는 핵심 키가 AI에 있다고 봤다. AI는 그 자체로서도 중요한 기술이지만, 여타 산업과 결합했을 때는 산업 지형을 뒤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향후 몇년 이내로 AI 기술에 따라 기술 ‘부익부빈익빈’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해민 의원은 “현재 엔비디아 성장이 무서운 이유는 AI 기반이 되는 그래픽카드(GPU)를 잘만들 뿐 아니라, 엔비디아 GPU 위에서 구축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를 통해 AI 생태계를 독점에 가까운 수준으로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AI칩, 데이터센터, 대형언어모델(LLM) 개발 및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등 AI 생태계 전반에서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을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행정부와 국회가 모든 걸 쏟아부어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층화된 AI 생태계…각 산업군별로 맞춤 지원책 절실”

이 의원은 AI 기술 산업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AI 산업 반석에 빗댈 수 있는 AI칩, 데이터센터, 전력 사업 등이 첫번째 산업군에 해당한다. AI 칩을 설계하는 엔비디아·인텔,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이곳에 해당한다.

두번째 산업군에는 첫번째 산업군에서 마련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파운데이션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생성형AI의 기반이 되는 LLM과 LLM을 기반으로하는 각종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이들의 핵심 역할이다. 오픈AI와 구글, 메타 등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마지막 세번째 산업군은 두번째 산업군에서 개발한 LLM을 활용해 각 산업에 특화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미세조정(파인튜닝)해 직접적으로 소비자나 기업들에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곳에는 국내 AI 스타트업 라이너, 뤼튼 등 소비자와 거래(B2C) 사업에 집중하는 기업이 포함된다.

이 의원은 “첫번째 산업군으로 갈 수록 정부 대규모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단순히 억대 수준이 아니라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라며 “세번째 산업군은 스타트업들이 가장 많이 들어올 수 있는 영역으로, 정부가 투자 활성화 및 규제샌드박스 등으로 부담을 덜어주는 식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는 수단, 진흥이 목적”...고영향AI로 규제 대상 범위 넓힌 까닭은?

과방위는 최근 법안소위에 이어 전체회의를 개최, 19명 의원이 대표발의한 AI 기본법을 병합 심사해 통과시켰다. 이 의원은 심사 과정에서 AI기본법상 정의에 ‘고위험AI’ 대신 ‘고영향AI’을 용어로 도입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험’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AI 산업 중요성과 영향력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영향’이라는 단어로 대체하자는 취지다. 이 의원 의견은 논의 과정에서 받아들여져 최종 결의안에 반영됐다.

고영향AI와 더불어 ‘영향받는 자’도 정의에 명시됐다. 지금까지 대부분 정보기술(IT) 산업 법안에서는 주로 ‘이용자’와 ‘개발자’를 지칭하는 용어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AI 경우 기술 영향력을 감안하면, 의도를 가지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 외에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AI 서비스 영향권 내에 들어온 이들을 지칭하고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는 상황, 그 옆을 지나가는 행인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한 채 AI 서비스에 노출되는 상황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 의원은 “업계에서 고영향AI라는 단어가 오히려 규제 범위를 늘리게 되는 결과를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규제는 실질적 위험이 발생할 때 이에 근거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향후 실질적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본법에서 보다 포괄적으로 이용자 및 영향받는 자를 보호할 수 있는 용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기본법에서부터 구체적인 범위를 설정하는 것보다는 각 분야별 상임위 등에서 보다 면밀하게 법안을 만들 수 있는 큰 그릇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가 우선이냐 진흥이 우선이냐 말이 많지만, AI 기본법 큰 목적은 진흥이라는 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규제는 AI라는 산업이 진흥을 하는 과정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호등과 같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AI 산업발전 급한 불은?...의사결정구조와 공공데이터

이 의원은 국내 AI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를 의사결정구조(거버넌스)와 공공데이터 개방이라고 봤다.

먼저, 이 의원은 국가AI위원회 등 정책 결정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설립 초반 거버넌스를 올바르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업에 최고AI책임자(CAIO)가 있듯 범국가 기구에도 AI 산업에 정통한 이들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AI는 전 국민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범부처 차원에서 AI 정책을 이끌고 갈 CAIO 같은 위원회가 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튼튼한 거버넌스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공공데이터 개방도 시급하다고 봤다.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수 기업 인사들 목소리를 듣게 됐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문제가 데이터 부족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공공데이터포털’ 등을 통해 데이터셋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 의원은 “AI는 데이터에서 시작해서 데이터로 끝난다. 공공데이터는 품질이 좋고, 저작권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어 AI 기업들에게 아주 중요한 재원이 된다”며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펼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분야 행정 데이터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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