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중대 고비 때마다, 오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잇따라 조작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로 확인됐다.
특히 명 씨의 미래한국연구소는 당시 선거의 중대 국면이었던 야권 후보 단일화 공식 여론조사를 앞두고 오세훈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4%가량 뒤지는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가짜 응답완료 샘플을 무더기로 만들어 내는 수법으로 결괏값을 ‘오세훈 1등’으로 뒤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오세훈-안철수 “100%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 결정”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3월 9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을 시작했다. 양 측은 100%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후보 결정의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두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고 이틀 뒤인 3월 11일.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는 “두 사람 가운데 단일화 후보로 누굴 선호하는지” 물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세훈 38.4%, 안철수 38.3%. 누가 앞선다고 볼 수 없는 예측 불허의 결과가 나왔다.
초박빙 상황에서 나온 미래한국연구소의 ‘오세훈 1등’ 비공표 여론조사… 가짜로 확인
바로 다음날인 3월 12일.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도 단일화 후보 적합도를 묻는 비공표 여론조사를 벌였다.
이번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기호 2번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기호 4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이렇게 만들어진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표 여론조사의 결과 자료를 보면,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3.4%p 이기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 2021년 3월 12일,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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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취재진이 이날 여론조사의 로데이터(raw-data), 즉, 원본 데이터 자료를 확보해 검증해 보니, 정상적으로 응답을 마친 ‘엔드(END)’를 뜻하는 알파벳 ‘E’가 표기돼 있는 응답완료 샘플 수는 176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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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짜 응답완료 샘플을 무더기로 만든 가짜 여론조사 결과는 오세훈 51.7%, 안철수 48.3%로, 오 후보가 3.4%p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었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시기에도 나경원-오세훈 지지율 격차 ‘오차범위 내’로 조작
이에 앞서 2월 14일. 당시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나선 오세훈, 나경원 두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던 때에도, 명 씨의 미래한국연구소는 오 후보가 유리하도록 비공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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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1년 3월 22일. 서울시민 3,200명을 대상으로 단일 후보 결정을 위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차원의 공식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승리했다.
선거 고비 때마다 ‘조작 비공표 여론조사’ 생산 VS “터무니없는 주장… 미공개 여론조사 활용 이유 없다”
어제(29일)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명 씨의 미공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오 시장과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면서 “미공개 여론조사는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 굳이 조작까지 하면서 활용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부터 야권 후보 단일화까지, 선거의 중대 고비 때마다 오세훈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된 가짜 여론조사 결과가 만들어진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오세훈 시장과 명태균 씨가 어떤 관계인지 철저한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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