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꼽혔으나 초반 부진…"선수 마음을 잘 몰랐다"
염혜선 "감독님 많이 바뀌셨다…좀 더 신뢰 쌓인 계기"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30일 열린 IBK기업은행전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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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즌 초반 다소 처져 있던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완벽한 경기력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분위기 반전의 결정적인 비결은 '소통'이었다.
정관장은 30일 경기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7 25-13 25-14)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전 양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파죽의 6연승을 거두고 8년 만의 팀 7연승에 도전하는 기업은행은 상승 곡선이었고, 정관장은 다소 가라앉았다.
지난 시즌 3위를 기록하며 7년 만에 '봄배구'에 성공했던 정관장은 올 시즌 '다크호스'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승률 5할도 유지하지 못하는 결과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27일엔 홈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 끝에 페퍼저축은행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전술이나 기술이 아닌, '소통'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고 감독은 "타이트한 일정에 선수들의 몸과 마음이 지쳤고, 경기가 마음대로 되지 않다 보니 더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그 부분을 어떻게 추스를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30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승리한 정관장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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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선수들과 터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고충을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고 감독은 "선수들 마음을 헤아려야 했는데, 내가 아직 여자배구 경험이 부족해서 잘 몰랐다"면서 "감독이 선수들을 더 세심하게 챙겨주고,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걸 느꼈다. 그 덕에 오늘 경기에서 함께 잘 이겨낸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선수들과 나눈 구체적인 이야기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벽을 허문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던 건 분명했다.
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런 부분이 소통인 것 같다"면서 "젊은 감독으로서 가장 큰 장점이 이런 부분일 것 같다. 더 신경 써야겠다"고 했다.
주전 세터 염혜선도 사령탑과의 대화 시간이 분위기 반전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염혜선은 "전술적인 부분보다는 선수들이 모두 마음이 답답한 게 있었다"면서 "이번 계기로 감독님과 선수들 간의 신뢰가 더 커진 것 같다. 우리 역시 경기로 보답하고 싶었는데 잘 극복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정관장 염혜선(왼쪽)과 반야 부키리치. (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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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은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말도 없어지고, 각자 플레이만 신경 썼는데, 감독님께서 '혼자 잘 해서 되는 팀이 아니다'고 일깨워주셨다"면서 "오늘은 다 같이 웃으면서 눈도 마주치고,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면서 경기력도 좋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확실히 많이 달라지셨다. 선수들을 더 많이 생각해 주시고,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지 아시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트의 '야전 사령관'인 만큼 염혜선 역시 사령탑 만큼이나 많은 소통을 하려 노력한다고.
염혜선은 "공격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수시로 한다"며 웃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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