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이라고 거짓 자백한 마약 전달책의 가방에서 나온 1g씩 작게 나뉜 마약(필로폰)./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경찰청’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절도 혐의로 붙잡힌 30대 남성이 알고 보니 마약 전달책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9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뻔뻔스러운 자백 뒤 숨겨진 진실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8시 48분쯤 광주 남구의 한 주택가에서 “모르는 사람이 원룸 건물에 들어왔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모자를 눌러쓴 채 건물 복도에서 배회하는 남성 A씨를 수상히 여긴 인근 주민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가로막고 신원 조회를 요구했다. A씨는 “폐가전이나 택배를 훔치러 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얼굴 좀 확인하겠다”는 경찰관에게 얼굴을 보여주며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이후 경찰이 A씨에게 야간주거침입절도 미수 범죄 사실을 고지하자, A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혐의를 순순히 인정했다. 경찰이 수갑을 채우려 하자 A씨는 자진해서 두 손을 내밀었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하지만 수상한 느낌을 떨칠 수 없던 경찰들은 한쪽 모퉁이에 있던 검은색 가방을 발견했고, 이를 함께 수거했다. 경찰은 A씨를 경찰서로 인계한 뒤 흉기 소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가방을 수색했다. 가방 안에서는 휴대전화 2대와 검은색 절연 테이프로 감싼 엄지손톱 크기의 물체 129개가 발견됐다. 이 물체는 1g씩 작게 나뉜 마약(필로폰)이었다.

알고 보니 A씨는 단순 절도 미수범이 아니라 특정 장소에 마약을 두면 대면하지 않고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인 마약 ‘던지기 수법’ 전달책이었다. 이후 경찰은 A씨가 머물던 숙박업소에서 500g가량의 필로폰을 추가로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은 A씨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마약을 구하거나 유통하게 된 경위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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