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투자 수요가 몰리는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 시장 분위기는 딴판이다. 한때 수백 대 1 경쟁률을 자랑했던 단독주택 용지가 줄줄이 유찰되는가 하면 경매 시장에도 단독주택 매물이 쌓여가는 중이다.
호황을 보이는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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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경매 물건 급증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9월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내 주거 전용 단독주택용지 37필지를 공급한 결과 총 15개 필지가 유찰됐다. 이들 필지는 건폐율 50%, 용적률 100%로 최고 3층까지 3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부지였다. 수의계약을 진행한 끝에 매각에 성공했지만 2014년 같은 부지 단독주택 용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 대 1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인기가 시들해졌다.
지방은 상황이 더 안 좋다. LH가 최근 울산 북구 송정동에서 공급한 주거 전용 단독주택용지 1필지는 신청자가 없어 두 차례나 유찰됐다. 청주 동남지구에서도 일명 타운하우스를 지을 수 있는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 3필지를 공급했지만 1순위에서 유찰됐고, 2순위에서도 신청자가 없어 매각이 불발됐다.
단독주택 용지는 도심을 벗어나 전원생활을 꿈꾸는 은퇴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거주 공간도 마련하고 상가도 임대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 주거 전용에선 최고 3층 이하 주택 건설이 가능하지만, 점포 겸용에선 4층 이하로 1층에 상가를 들일 수 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개발이익도 기대할 수 있어 인기 택지의 경우 입찰 경쟁률이 수천 대 1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정부가 소유권 이전 등기 전 전매 제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정부는 단독주택용지 청약에 많은 인파가 몰리자 공공택지 내 단독주택용지를 공급 가격보다 낮게 내놓더라도 소유권 이전 등기 전에는 전매가 불가능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당장 되팔 수 없으면 현금성이 떨어져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사비까지 치솟으면서 투자 심리는 급속도로 위축됐다. 이미 준공된 단독주택 거래도 급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단독주택 매매 거래량은 2017년 12만 7,561건에 달했지만 점차 줄더니 2022년(6만 8,199건)으로 반 토막 났고, 지난해에는 4만 9,998채가 사고팔리는 데 그쳤다. 올 들어 9월까지 거래량은 3만 6,403건으로 연말까지 4만 건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경·공매 데이터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10월 법원에서 진행된 단독주택 경매는 1,622건으로 2021년 같은 기간(1,132건)보다 43% 증가했다. 반면 평균 낙찰률은 44%에서 30%로 하락했다. 경매로 나온 단독주택 10채 중 3채만 주인을 찾는다는 의미다. 단독주택을 매입하려면 투자보다는 실수요조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한목소리다.
[김경민 기자 Photo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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