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빅찬스를 놓쳤다? 최하 평점을 받았다?
또다른 진실이 숨어 있었다. 손흥민이 레전드가 되고 있다는 기록이 나왔다.
손흥민이 토트넘 역대 1위 기록을 향해 차분히 나아가고 있다. 이번 시즌 내 공동 1위까지 가능하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현 계약 1년 연장 옵션을 영국 언론 예고대로 실행하면 다음 시즌 초반엔 단독 1위가 확실시 된다.
토트넘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 홈 경기에서 로마와 2-2로 비겼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자신의 주포지션인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 77분을 뛰고 티모 베르너와 교체아웃됐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뛸 때만 해도 2-1로 앞서며 승리를 따내는 듯 싶었으나 그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백업 선수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팀이 무너져 결국 종료 직전 상대 수비수 마츠 훔멜스에 동점포를 허용했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을 지휘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해 주전 선수들 대부분을 집어넣었다.
토트넘은 발목 골절 부상을 당한 굴리에모 비카리오 골키퍼를 대신해 프레이저 포스터가 문지기로 나섰다. 백4엔 페드로 포로, 라두 드라구신, 벤 데이비스, 아치 그레이가 포진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마타르 사르, 쿨루세브스키가 중원에 자라잡았다. 손흥민과 솔란케, 존슨이 전방 스리톱에 섰다.
토트넘은 전반 초반 선제골을 넣어 기세를 올렸다. 손흥민이 득점포 주인공이었다.
지난여름 AS로마로 이적한 독일 베테랑 수비수 마츠 훔멜스가 사르에게 반칙을 범해 비디오판독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손흥민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19일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 이후 한 달 열흘 만에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후 결정적인 찬스를 한 차례 놓치기도 했다. 영국 언론에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토트넘이 존슨의 골로 2-1 리드를 잡은 전반 35분 쿨루세브스키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슈팅했는데 이게 골대를 맞고 페널티지역 가운데로 흘렀다.
이 때 손흥민이 왼발로 재차 차 넣었는데 슈팅이 골대 위로 날아가면서 추가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곧바로 얼굴을 쓸어내렸고,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머리를 감싸 쥘 정도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후반 추가시간 훔멜스에 실점하며 2-2로 비겼는데 경기 직후 "전반전에 더 넣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손흥민이 추가골 찬스를 놓친 장면 등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풋볼 런던은 이 장면을 꼽으면서 손흥민에 평점 6점을 줬다.
매체는 "손흥민은 경기 초반 페널티킥 때 골키퍼 완전히 속이는 골을 넣었다"며 "이후 쿨루세브스키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자 손흥민이 슛을 시도했는데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으나 완벽하지 않았다"고 낮은 점수 준 이유를 설명했다.
얼마 전 손흥민을 프리미어리그 32년사에서 '약한 발'을 가장 잘 활용한 선수 2위로 꼽았던 '기브 미 스포츠'도 손흥민을 혹평했다. 공교롭게 손흥민은 '약한 발' 왼발을 썼는데 허공으로 날아갔다.
'기브 미 스포츠'도 손흥민에게 팀 내 최저 평점 6점을 줬다. 매체는 "5분 만에 페널티킥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출발이 좋았지만 이후 볼을 잡을 때마다 영향력이 약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선 2000년대 토트넘 레전드 골키퍼이자 잉글대표 국가대표로 40경기 이상 활약했던 폴 로빈슨이 손흥민의 빅찬스미스 뒤 "손흥민이 믿을 수 없는 실수를 했다. 골대까지 7야드(6.4m) 떨어진 곳에서 슈팅을 날렸는데, 공은 골대 위로 높이 날아갔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손흥민이 이를 어떻게 놓쳤는지 모르겠다"라며 손흥민의 실수에 탄식했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이 토트넘 역사에 다가가고 있음이 드러났다.
토트넘은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토트넘 역대 UEFA 클럽대항전 출전 회수 4위, 총 득점 2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손흥민은 2015년 9월 FK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과의 유로파리그 홈경기를 시작으로 챔피언스리그, 콘퍼런스리그 등 다양한 UEFA 대회를 누볐다.
출전 경기 회수가 64회로 해리 케인(76회), 위고 요리스(70회), 벤 데이비스(70회)에 이어 스티브 페리먼과 함께 64회를 기록, 공동 4위에 올랐다.
또 총 득점은 25골로 케인(45골)에 이어 2위가 됐다. 토트넘 레전드인 저메인 데포(23골), 마틴 차버스(22골)를 제쳤다.
손흥민은 UEFA 대회 출전 회수로는 토트넘 역대 1위도 가능할 전망이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16강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결승까지 가면 총 12차례 유로파리그 경기를 치른다. 그러면 UEFA 클럽대항전 76경기 출전이 되면서 케인과 공동 1위가 된다.
물론 데이비스도 70경기를 뛰긴 했지만 지금은 주전이 아니어서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이 부상 복귀하면 출전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이어 다음 시즌 토트넘이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콘퍼런스리그 중 한 대회에 출전하면 손흥민은 단독 1위가 된다. 토트넘의 전력을 놓고 보면 콘퍼런스리그라도 출전 가능성이 꽤 된다.
이런 역사에 하나씩 나아가는 것을 뒤로 하고 손흥민은 다가오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경기를 통해 AS로마전 빅찬스미스 만회에 나선다. 12월 1일 오후 10시30분 풀럼과의 홈 경기에 출격할 전망이며, 이후 현지시간으로 나흘 시간 쉬고 12월6일 5시15분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본머스 원정을 겨냥한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는데 손흥민의 결정력이 토트넘을 약팀에도 강하게 만들지 주목된다.
다행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AS로마전 직후 손흥민을 적극 옹호하며 그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쏘니는 골을 넣었지만 올시즌 득점이 4골에 불과하다. 지금 골문 앞에서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게 맞나"란 질문에 "손흥민이 자신감이 부족한지 모르겠다. 쏘니는 혼란스러운 한 해를 보냈고, 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는 오늘 밤 골을 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고 성공했다"며 그의 페널티킥 골을 치켜세운 뒤 "우린 그가 거의 10년 동안 꾸준히 해 왔다는 걸 알고 있다. 지금은 완전한 체력을 되찾고 있는 걸 볼 수 있다는 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며 부상에서 계속 컨디션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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