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 쓰러져 있던 20대 여성을 차로 밟고 가 숨지게한 50대 외국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도로 위에 쓰러져 있던 20대 여성을 차로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외국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울산지법 형사1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A(50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말 울산 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운전하던 중 도로 위에 넘어져 있던 20대 여성 B씨를 친 뒤 그대로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복부와 다리 등을 크게 다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고 발생 3시간 뒤 사망 판정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고 당시 도로가 어두워서 피해자를 보지 못했고 이불이나 쓰레기를 밟은 것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고 현장 앞뒤로 가로등이 켜져 있었던 점과 한국도로교통공단 분석 결과 골목 진입 시점부터 운전석에서 도로에 누워있는 피해자가 시야에 들어오는 점 등을 근거로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현장 주변 CC(폐쇄회로)TV에서 사고 당시 A씨 차량이 위아래로 크게 흔들린 점, A씨가 사고 지점에서 약 30m 떨어진 공터에 정차한 뒤 차에서 내려 범퍼 아랫부분을 1분가량 살펴본 점을 들어 A씨가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고 후 즉시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현재까지 피해자 유족과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 변제 등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 유족과 지인들이 A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탄원하는 점, 야간에 술에 취해 도로에 누워있던 피해자에게도 상당한 과실이 있는 점, 동종전력이 없는 점 등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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