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30일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지명한 캐시 파텔이 10월에 애리조나주 프레스콧밸리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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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충성파이자 딥스테이트 음모론자인 캐시 파텔(44)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선임고문을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지명했다.
트럼프는 30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글로 파텔이 “뛰어난 변호사, 수사관, 미국 우선주의 전사”이자 “진실, 책임, 헌법의 옹호자로서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 사기를 적발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했다”며 그를 연방수사국 국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지금의 연방수사국은 “심하게 망가지고 미국의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새 인물을 국장으로 지명한 것은 크리스토퍼 레이 현 국장을 해임할 것이라거나 그가 사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레이는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7년 9월 취임했고 임기가 10년이다. 하지만 레이는 연방수사국의 트럼프와 러시아 쪽의 유착 의혹 조사는 문제없다고 발언한 일 등으로 미움을 샀다. 트럼프는 임기를 몇 달 앞두고 그를 해임하려고 했지만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이 반발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 쪽은 이후로도 레이가 ‘1·6 의사당 난동’을 국내 테러리즘으로 정의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에 대한 수사에는 미온적이라며 불만을 보여왔다.
막강한 사정기관을 이끌 예정인 파텔은 트럼프의 다른 요직 인선처럼 경륜은 부족하나 충성심은 넘치는 인물이다. 인도계인 그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딥스테이트(국가 조직 안에서 비밀스럽게 이익을 추구하는 음모 집단) 음모론의 적극적 추종자다. 의회 보좌관 때는 2016년 대선과 관련된 트럼프와 러시아 쪽의 공모 의혹 조사를 적극 저지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 낸 책 ‘정부의 깡패들’을 통해서도 음모론을 펴며 “모든 부패 행위자들”을 색출하고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수사국은 트럼프 쪽이 대표적인 딥스테이트 조직으로 꼽는 곳이다. 트럼프는 앞서 앞서 연방수사국의 상급 기관인 법무부의 장관 후보로 맷 게이츠 전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명했지만 그는 미성년자 성관계 등의 논란 끝에 사퇴했다. 하지만 역시 골수 충성파인 파텔을 이용해 연방수사국을 정적 숙청 도구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아버지인 찰스 쿠슈너가 2022년 7월 트럼프의 첫번째 아내이자 며느리 이방카의 어머니인 이바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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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날 주프랑스 대사로는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아버지인 찰스 쿠슈너(70)를 지명했다. 그는 사돈인 쿠슈너를 “우리 나라의 이익을 대표하는 강력한 옹호자가 될 엄청난 기업가, 자선가, 거래인”이라고 소개했다. 쿠슈너도 부동산 개발업자다. 허드슨강을 경계로 트럼프는 뉴욕 쪽, 쿠슈너는 뉴저지주 쪽 사업을 했다.
하지만 이는 정실 인사일 뿐 아니라 쿠슈너가 2005년 탈세와 증인 협박 등의 유죄가 인정돼 14개월을 복역한 인물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그는 여동생 남편이 수사에 협조하자 성매매 여성을 고용해 성관계를 갖게 하고 몰래 촬영한 동영상 테이프를 여동생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때 임기를 한 달 남겨놓고 쿠슈너를 사면했다.
한편 트럼프의 첫번째 아내였던 이바나는 2017년 시비에스(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한테 모국인 체코 주재 미국대사직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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