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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가산자산 시장 전반이 '트럼프 효과'의 영향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비트코인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달 5일 이후 일주일간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한때 1억4000만원에 근접,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읽혔다. 월말에 접어들며 조정에 돌입한 모습이다.
리플은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그래프를 그리며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토종코인들도 모처럼 상승장을 맛봤다. 금융당국은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논의에 물꼬를 텄다.
비트코인, 美 대선 후 일주일간 30% 급등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36.24% 상승한 개당 1억3392만5000원에 거래됐다. 미 대선 투표를 앞두고 실시한 복수의 현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고전이 예상되며 1억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초 한차례 주저앉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뒤 상승세로 전환하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2016년과 2020년 미 대선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 점을 들어 올해도 비슷한 가격 변동 추이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 10월 5일부터 대선 투표 전까지 한 달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10.99% 상승했다. 투표 이후에는 더욱 가파르게 가격이 오르며 일주일간 30.59%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비교적 일찍 선거 판세가 기운 점도 불장을 견인했다. 앞선 2020년 선거 당시 당선자 확정에 4일이 소요됐다. 반면 올해 선거에서는 투표 종료 후 이틀이 지나지 않아 트럼프의 당선이 사실상 결정됐다. 이에 따라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트럼프에 대한 기대감이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한 셈이다.
11월 비트코인 차트 /사진=업비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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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중순 조정 후 한 차례 더 반등했다. 트럼프가 소유하고 있는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DJT)가 코인 거래소 백트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진 시기다. 트럼프 취임 이후 백악관에 가상화폐 정책 전담 인력이 자리할 수 있다는 보도도 흘러나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 기대감도 지속됐다. 복수의 언론을 통해 친 가상자산 성향 인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차기 위원장 후보로 잇따라 거론됐다. 지난달 22일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상자산 시장 규제에 앞장선 인물로 평가받는 게리 겐슬러 현 SEC 위원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인 내년 1월 20일 사퇴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11월 말에 접어들며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지난달 27일에는 1억2000만원대로 후퇴했다. 리서치 회사 퀀텀 이코노믹스의 창립자 마티 그린스펀은 "비트코인은 미 대선 이후 거의 하락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선은 여전히 강력한 심리적 장벽으로 남아 있다"며 "지금 돌파한다면 강세 신호가 될 수도 있지만 상승 계기를 모으기 위해 잠시 하락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2일 전후로 1억4000만원선에 근접한 뒤 일주일 넘게 등락을 반복하며 1억2000만~1억3000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이더리움 500만원선 돌파...알트코인 상승률, 비트코인 앞서
비트코인 강세장에 발맞춰 주요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 가운데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46.42% 상승한 개당 514만8000원에 거래됐다. 미 대선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지며 지난달 5일 330만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비트코인과 유사한 그래프를 그리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11월 이더리움 차트 /사진=업비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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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 발행사 21쉐어스 애널리스트 맷 메나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시기는 애매했지만 이제는 낙관론으로 돌아왔다"며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투자자들의 이더리움 관련 전망이 낙관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추이를 바탕으로 이더리움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록스콜스와 바이비트애널리틱스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암호화폐 선물 시장에서 이더리움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가 비트코인을 추월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에 힘입어 이더리움 시장에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축적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510만원을 돌파한 이더리움은 이후 이틀 동안 하락하며 400만원대로 물러났다가 12월 1일 510만원대를 탈환하며 재도약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29일에는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 3억3290만달러(약 4649억원)가 순유입되며 역대 최대 순유입 규모를 달성했다고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는 알렸다.
리플 272% 급등...솔라나 현물 ETF 기대감에 40%↑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272.13% 상승한 개당 2654원에 거래됐다. 4000원대를 넘어섰던 2018년 이후 단기간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시간 경과에 따라 상승 폭은 감소하고 있지만 상승세는 이어가는 중이다. '트럼프 효과'의 가장 큰 수혜 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11월 리플 차트 /사진=업비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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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슬러 SEC 위원장 사임도 강세장을 이끈 요인으로 보인다. SEC는 리플을 미등록 증권 공모로 보고 2020년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플랩스는 리플에 증권성이 없다는 취지로 항소해 법원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얻기도 했다. 겐슬러의 부재 속에 SEC와의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경우 리플에 호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럽에서 거래되던 리플의 현물 ETF 미국 상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가 델라웨어주에 리플 ETF 등록을 신청하면서다. 다만 최근의 시장 흐름이 하락세를 보이기 직전 양상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크립토퀀트 기고자 마르툰은 "리플 파생상품 미결제약정이 24시간 동안 37%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이러한 증가세는 지난달 23~26일 리플 가격이 17% 하락하기 직전과 유사하다"고 했다. 또 코인텔레그래프는 메사리 데이터를 인용해 12월 리플 가격이 20%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11월 솔라나 차트 /사진=업비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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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나는 전월 동시간 대비 40.07% 상승한 개당 33만1200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는 지난 21일 델라웨어주 SEC에 솔라나 현물 ETF 출시 승인을 요청하며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반에크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 매튜 시겔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당선의 영향으로 향후 SEC가 가상자산 상품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11월 중순 이후 성장세가 정체되어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별다른 이슈 없이 32만~33만원선에 머물고 있다.
토종코인도 온기 반영...두 자릿수 '껑충'
토종코인도 시장의 흐름을 탔다.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 블록체인 카이아의 가상자산 카이아는 전월 동시간 대비 41.50% 상승한 개당 283원에 거래됐다. 위메이드의 위믹스도 같은 기간 57.67% 상승한 개당 1706원에 거래됐다. 또한 카카오게임즈의 보라는 68.25% 상승해 개당 212원, 컴투스홀딩스의 엑스플라는 18.70% 상승한 146원에 거래됐다.
미국발 훈풍에 더해 국내에선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달 6일 금융위원회 산하 법정 자문기구 가상자산위원회가 첫 회를 진행한 것.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에서 법인 중심의 코인 생태계 구축이 어느 정도 진전된 만큼 국내 시장 도입 논의가 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월 위믹스 차트 /사진=빗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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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 규제 완화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달 14일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4에서 정재욱 하나금융지주 상무는 "당국도 최근 법인계좌 허용에 대한 긍정적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고, 자산토큰화 부분에 대해선 결국 직접 이를 해내는 기업들, 시장과의 연계가 필요할 것"이라며 "선진국의 가이드라인에 우리도 부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달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 'STO 포럼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토큰증권은 '허용하느냐 마느냐' 하는 찬반의 문제를 논할 시기는 지났다"며 제도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가상자산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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