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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엄마가 오죽했으면…미 국방 지명자에 “넌 여성 학대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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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차기 국방장관으로 깜짝 지명한 피트 헤그세그가 21일(현지시각) 워싱턴 의회에서 상원의원들과 만난 뒤 나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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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의혹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미국 차기 국방부 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그(44)가 어머니로부터도 “여자들을 무시하고 속인다”고 꾸지람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헤그세그 지명자의 어머니 페넬로피는 지난 2018년 아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너는 여자를 학대하고 못살게 구는 사람”이라며 “이건 역겨운 진실”이라고 꾸짖은 일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페넬로피는 신문이 입수해 공개한 이메일에서 “너는 여자를 무시하고 거짓말하고 속이고, 여러 여자와 잠자리하고 이용해 먹는 남자를 존중하지 않는데, 네가 바로 그런 남자”라며 “엄마로서 가슴이 아프고 부끄럽지만 이게 바로 진실”이라고 아픈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또 아들이 학대한 모든 여성을 대표해 말하겠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너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라”고 나무랐다.



페넬로피가 이메일을 보낸 것은 헤그세그 지명자가 두번째 부인에게 이혼 소송을 당한 시점이었다. 세 차례 결혼한 헤그세그는 첫 부인에게 불륜으로 이혼당했고, 두번째 결혼 때도 혼외자를 얻은 뒤 이혼 소송을 당했다.



페넬로피는 두번째 부인 서맨서에 대해 “좋은 엄마이고 좋은 사람”이라며 “네 이익을 위해 그녀를 (정신적으로) 불안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역겹고 고문 같은 행위”라고 꾸짖었다.



그는 아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 애초 침묵을 지키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가 한 일을 들어 알게 된 뒤 엄마와 여자로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느꼈다”고 글을 쓴 이유를 밝힌 뒤 “이런 이메일을 쓰고 싶지 않았고, 이런 이메일을 쓰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누군가가 나서서 너의 여성 학대에 맞서 외쳐야 할 때가 됐다”며 “우리는 너를 사랑하지만, 네 행동은 우리에게 상처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페넬로피는 29일 신문이 당시 이메일을 쓴 배경 등에 대해 묻자 “(아들과 며느리가 이혼하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분노 탓에 감정이 격해져서 쓴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그 이메일을 보낸 뒤 곧바로 다시 그런 이메일을 보낸 걸 사과하는 이메일을 아들에게 보냈다며 “내 아들은 좋은 아빠이고 남편”이라고 옹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로부터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깜짝 지명된 헤그세그는 전문성 부족뿐 아니라 도덕성 부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그는 2017년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도 최근 확인되었다. 이에 대해 그는 서로 합의해 관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비공개를 대가로 신고한 여성에게 돈을 준 것에 대해선 방송국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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