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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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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집권당 ‘EU 가입 중단’에…대통령은 ‘퇴임 거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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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의 야당 지지자들이 30일(현지시각) 수도 트빌리시의 의회 건물 앞에서 정부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 중단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면서 유럽연합과 조지아,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고 있다. 트빌리시/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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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조지아의 대통령이 친러시아 집권당의 유럽연합(EU) 가입 추진 중단 등에 반발해, 임기가 끝나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각)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이 지난 10월 치러진 총선의 결과는 조작되었고, 이에 따라 ‘조지아의 꿈’이 과반을 차지한 현 의회는 합법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다음달로 임기가 끝나도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조지아는 의원내각제로 대통령은 의례적인 수준의 활동만 하고, 대부분의 국정 운영 권한은 의회 다수당을 이끄는 총리에게 있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2018년 조지아의 꿈의 지지를 받아 취임했지만, 대외 정책 입장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지난 10월 말 치러진 조지아 총선에서 친러시아인 집권 여당 조지아의 꿈이 53.93% 득표해 의회 150석 가운데 89석을 차지했지만, 친서방 성향의 야당 연합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결과에 불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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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의 야당 지지자들이 1일(현지시각) 수도 트빌리시에서 정부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 중단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자 진압 경찰들이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트빌리시/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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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은 지난 28일 집권당이 유럽연합 가입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뒤 나왔다. 조지아의 꿈은 이날 성명을 내어 유럽연합이 가입 절차의 대화를 이용해 조지아를 모욕하고 협박하고 국내에서 반역을 꾸미도록 했다고 비난하고 “2028년 말까지 유럽연합과 협상을 재개하는 문제를 국정 의제로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10월 총선 부정선거 주장을 지지하며 조지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28일 “조지아 선거 과정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며 “1년 안에 국제기관 감독하에 선거를 다시 하라”고 관련 결의문에서 촉구했다.



조지아 정부의 유럽연합 가입 절차 중단에 야당과 시민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 트빌리시에서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로 거리를 막고, 의회 쪽으로 진출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진압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 등을 써 시위대를 해산시켰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조지아 내무부는 이날 시위에서 107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조지아 국민 80%는 유럽연합 가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 정부의 공무원 수백명도 유럽연합 가입 협상 동결을 비판하는 서한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주재 고위 외교관도 정부 결정에 항의하며 사임 뜻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가디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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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각) 조지아의 야당 지지자들이 수도 트빌리시에서 정부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 중단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자 진압 경찰들이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있다. 트빌리시/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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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70만명의 조지아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분리 독립했으나, 국경을 맞댄 러시아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서방 국가는 조지아를 유럽연합에 통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러시아는 이를 경계하며 조지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긴장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뒤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현 대통령과 야당은 유럽연합과의 연계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조지아의 꿈은 안보 불안을 이유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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