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왼쪽)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오른쪽)/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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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대통령 부부와 하원 의장을 암살하라 지시했다는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탄핵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암살' 대상으로 거론됐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부통령의 탄핵이 "시간 낭비일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1일 AP와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왜 시간을 낭비해야 하느냐"며 "큰 틀에서 보면 사라 부통령은 중요하지 않다. 탄핵 소추를 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현직 대통령과 부통령의 정면 충돌 가운데 나왔다. 지난 대선에서 손을 맞잡았던 마르코슫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남중국해·대(對) 중국문제로 이견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마르코스 행정부가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아버지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임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 진상규명 조사에 착수하며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도 지난 6월 겸직하던 교육부 장관직을 사임하고, 범정부 반군 진압 태스크포스 위원 자리도 내려놓았다. 여기에 마르코스 대통령의 측근 의원 주도로 부통령실 예산이 대폭 깎인데다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교육부 장관 재임 당시 예산 유용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자신을 향한 암살시도가 있었다며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와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을 죽이라고 경호원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큰 파장을 낳았고, 야권 진보정당 연합인 마카바얀 등은 두테르테 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직 하원에서 두테르테 부통령의 탄원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탄핵에 필요한 의원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탄핵에 반대한다는 마르코스 대통령의 언급은 "의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뻔뻔한 시도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책임을 져야한다"며 입법부의 독립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암살 위협을 '심각한 위협이자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해 엄중 대응하겠단 입장을 밝힌 상태다. 당국도 수사에 착수해 필리핀 국가수사국(NBI)이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지난달 29일 출두할 것을 명하는 소환장을 발부했으나 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측 변호인은 긴급한 일정이 있었다며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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