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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TSMC 창업자, 엔비디아 젠슨 황에게 CEO 맡기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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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젠슨 황(오른쪽) 엔비디아 CEO와 모리스 창 TSMC 창업자가 2022년 미국 피닉스에 건설 중인 TSMC 공장 현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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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張忠謀·장중머우)이 자서전에서 “과거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에게 TSMC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모리스 창과 젠슨 황은 ‘부자지간’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창 창업자는 29일(현지 시각) 자서전인 ‘모리스창 자전’을 출간했다. 자서전 출간 전 황 CEO에게 TSMC CEO를 맡기려 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소식이 이달 초 흘러나와 화제가 됐는데, 출간과 함께 구체적인 과정이 공개됐다.

자서전에 따르면 창 창업자는 82세이던 2013년 황 CEO에게 TSMC를 맡을 생각이 있느냐 물었다고 한다. 창 창업자는 2005년 한차례 CEO직에서 물러났으나 2009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 복귀해 회사를 수습했었다. 이후 2012년 현 TSMC 회장인 웨이저자(魏哲家·C.C 웨이)와 류더인(劉德音·마크 리우) 전 회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한 후 황 CEO를 찾아 TSMC를 이끄는 데 관심이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창 창업자는 자서전에서 “10분동안 TSMC를 맡아줬으면 하는 기대를 전했으나 황 CEO는 ‘난 이미 직업이 있어요’라며 깔끔하게 제안을 거절했다”며 “황 CEO가 아주 성실히 답했고 당시 그의 ‘직업’으로 엔비디아를 현재 위치에 올려놨다”고 썼다. 직후 2013년 창 창업자는 웨이저자와 류더인에게 TSMC 공동 CEO 직을 맡긴다. 대만 테크전문지 트렌드포스는 “웨이저자와 류더인의 공동 CEO 임명은 창 창업자의 ‘플랜B’였다”고 평가했다.

창 창업자는 엔비디아의 ‘은인’이다. 1990년대 작은 스타트업이던 엔비디아가 생산처를 찾지 못해 고심일 때 창 창업자가 직접 황 CEO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을 맺게 된 일화가 유명하다. 이후 TSMC와 엔비디아는 근 30년간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황 CEO 또한 “창 창업자는 아버지와 같고 TSMC가 없었다면 엔비디아는 존재하지 못했다”며 수차례 존경심을 표해왔다. 올 6월에는 창 창업자 내외와 황 CEO 내외가 대만 타이베이 야시장을 함께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서전에서는 인텔·애플 등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TSMC 창업을 준비하던 1980년대 중반 인텔 공동창업자이자 CEO이던 ‘무어의 법칙’ 창시자 고든 무어에게 투자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얘기도 담겼다.

현재의 TSMC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 아이폰용 ‘A’ 시리즈 칩셋 수주 배경도 소개됐다. 창 창업자가 인척 관계인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와 저녁을 먹는 자리에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동석하게 됐고 곧 팀 쿡 애플 CEO와도 만나게 됐다. 쿡 CEO는 칩셋 수주를 두고 경쟁하던 인텔에 대해 “위탁 생산에 약하다”며 TSMC에 발주했다고 한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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