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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한국 무대를 떠날 뻔한 '13승 투수'는 내년에도 KBO 리그 팬들과 마주한다. 올해 키움에서 활약한 외국인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가 KT에 새 둥지를 튼다.
KT 위즈는 1일 "새 외국인투수 헤이수스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KT와 헤이수스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의 조건에 합의했다. 한마디로 100만 달러 전액 보장이다.
올해 키움에서 뛴 헤이수스는 30경기에 나서 171⅓이닝을 던져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178개. 평균자책점 7위, 다승 3위, 이닝 5위, 탈삼진 2위에 랭크된 정상급 선발투수였다.
하지만 키움과 헤이수스는 재계약에 도달하지 못했다. 키움은 새 외국인투수 케니 로젠버그와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등 외국인타자 2명을 영입하면서 외국인선수 구성을 마쳤고 헤이수스에 대한 보류권을 행사하지 않아 헤이수스는 '자유의 몸'이 됐다. 헤이수스가 '시장'에 나오자 여러 구단들이 군침을 흘렸고 결국 KT가 '최종 승자'로 남았다.
나도현 KT 단장은 "헤이수스는 KBO 리그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검증된 투수다. 좌완 투수로 좋은 구위와 제구를 갖추고 있으며, 내년 시즌 선발진에서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헤이수스를 영입한 배경을 밝혔다.
그런데 KT의 헤이수스 영입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팀이 있다. 바로 LG다. 헤이수스를 데려오지 못해서 였을까. 아니다. LG는 이미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재계약에 합의했고 새 외국인투수 요니 치리노스까지 데려온 상황.
하지만 LG에게 헤이수스의 한국 잔류 소식은 '비보'인 것이 분명하다. 헤이수스는 올 시즌 LG를 상대로 '저승사자'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올해 헤이수스와 LG가 마주한 것은 세 차례. 결과는 모두 헤이수스의 승리였다. 그것도 19이닝 동안 자책점은 단 1점도 남기지 않았다. 볼넷은 3개 밖에 내주지 않으면서 탈삼진 20개를 수확했다.
헤이수스는 3월 26일 창원 NC전에서 KBO 리그 데뷔전을 치렀는데 3⅓이닝 6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고전, 상쾌한 출발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헤이수스는 3월 31일 고척 LG전에서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180도 다른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당시 3연전에 아리엘 후라도~하영민~헤이수스를 차례로 선발 투입한 키움은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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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수스와 LG가 재회한 것은 6월 4일 잠실구장에서였다. 헤이수스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고 또 승리를 챙겼다. 당시 KIA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던 LG는 헤이수스만 아니었다면 3연전을 쓸어담을 수도 있었지만 그 바람은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나고 헤이수스와 LG가 다시 만났다. LG와 키움은 7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정면 충돌했다. 3연전의 첫 경기를 승리한 키움은 7월 3일 헤이수스를 내세워 위닝시리즈를 확보할 수 있었다. 헤이수스는 LG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LG 킬러'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결국 양팀의 3연전은 키움의 2승 1패 우위로 끝났다. LG는 키움과의 3연전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1위 KIA를 1.5경기차로 추격했으나 끝내 헤이수스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루징시리즈로 마감, KIA와의 격차가 3.5경기차로 벌어지고 씁쓸하게 전반기를 마쳐야 했다.
LG가 올해 정규시즌 패권을 차지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고전한 것을 꼽을 수 있다. LG는 올 시즌 키움을 상대로 6승 10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헤이수스에게 3승을 헌납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키움을 떠난 헤이수스가 KT 유니폼을 입으면서 LG와 헤이수스의 만남은 내년에도 이어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KT 입장에서는 내년에 LG를 만나면 헤이수스라는 최고의 카드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년에도 헤이수스가 'LG 킬러'의 위용을 이어갈까. 아니면 LG의 복수혈전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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